박소영 대전작가회의 회장 |
대전작가회의 박소영 신임 회장은 줄곧 '작가 정신'을 강조했다. 동시대를 살아가며 시대의 아픔을 공감하지 않는다면 문인으로 살아가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되묻기도 했다.
박소영 회장은 작가 정신을 밑바탕에 두고 2년의 임기 동안 글로써 체화된 아픔과 기쁨을 나누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그 안에는 한국전쟁과 골령골, 광주항쟁, 코로나19 등 굴곡진 우리네 삶과 역사가 품어져 있다.
박소영 신임 회장 추대로 2020년 새 집행부가 출범한 대전작가회의는 시와 소설, 평론, 희곡, 동화 분야에서 활동하는 100여 명의 작가 회원으로 구성돼 있다.
문예지 '작가마당'과 학술대회, 포럼 등 다방면의 사업이 있지만, 올해는 '골령골 학살 70주년 합동 위령제'와 '박용래 시인 아카이브' 제작 참여에 가장 큰 비중을 뒀다.
박소영 회장은 "6월 27일 진행되는 골령골 합동위령제는 대전시 그리고 유족들과 함께한다. 현재는 기획단계지만 희생된 영혼과 넋을 위로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소영 회장은 인터뷰에 앞서 광주항쟁 40주년 기념시집에 담길 시 2편을 송고하고 오는 길이라고 전했다. "같이 아파하지 않으면 글을 쓸 수 없다"는 박 회장의 한마디에서 시인이 감내해야 할 무게감이 느껴졌다.
‘눈물과 정한’의 시인이라 불리는 박용래 시인의 40주기를 맞아 문학적 업적을 기리는 전시도 대전작가회의와 테미오래가 연대해 지역 시인을 위한 기념사업을 완성할 예정이다.
박소영 회장은 작가 정신과 함께 대전작가회의의 화두로 삼은 것은 '함께한다는 것'이다. 주체와 주체가 만나 협의하고 소통하는 것, 주종과 수직 관계가 아닌 수평의 관계에서 함께한다는 의미다.
박 회장은 "예술도 변하고 있다. 음식을 해놓고 관객이 와서 먹어야만 예술이 완성되듯이 함께해야만 문학도 삶도 완성된다"고 강조했다.
시인이지만 그림을 그리는 작가기도 하다. 현재 충남대 회화과 석사과정 마지막 학기만 남겨두고 있다. 그림은 시와 닮았다. 그림 캔버스 곳곳에 핀 동백꽃은 '다시 4월'로 명명된다. 4·3사건, 4·19 혁명, 4·16 세월호의 짙은 아픔이 동백으로 피워냈다.
박소영 회장은 "내가 움직였을 때 그것이 시든, 그림이든, 요리든 생산물이 나와야 살아있다는 에너지를 느낀다"며 "이 에너지를 대전작가회의와 작가 정신을 위해서 쏟아낼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해미 기자 ham7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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