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국내 첫 확진자가 발생한 지 두 달째로 접어드는 가운데, 확진자와 의료진, 자원봉사자들을 돕기 위한 국민적 기부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기업과 연예인들의 억 소리 나는 기부 릴레이도 놀랍지만, 소액으로 십시일반 마음을 모으려는 국민의 자발적인 기부 문화가 태동해 눈길을 끈다.
또 특정 영역을 위한 기부 플랫폼도 새롭게 등장하고, 물질적 기부는 물론 행동으로 실천할 수 있는 기부도 이어져 코로나19 위기 속 희망을 재발견하게 되는 사례로 꼽힌다.
소소한 기부 실천의 대표적인 사례는 일상에서 사용하는 '이모티콘'이다. 대화 메신저에서 주로 사용되는 이모티콘은 최근 '주다'라는 영어 'Give'와 '기호'를 뜻하는 'icon'이 합성된 '기브티콘(Give-ticon)'으로 재탄생됐다.
카카오톡은 지난 2일부터 15일까지 2주간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한마디' 기브티콘 캠페인을 성료했다. 16명 작가가 참여해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한마디'라는 타이틀로 희망과 용기를 주는 메시지와 움직이는 그림으로 제작됐다. 기브티콘 구매액 1000원이 코로나 취약계층에게 기부되는 방식이다.
단 2주간의 짧은 캠페인이고, 1000원의 소액이지만 기부에 동참했다는 여운을 남겨주기에는 충분했다는 참여자들의 목소리다.
기브티콘을 구매한 이다정 학생은 "코로나 극복을 위해 노력하는 의료진들을 위해서 할 수 있는 것들을 고민하다 기브티콘을 구매하게 됐다"며 "큰 금액을 기부한 것은 아니지만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분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자녀에게 기브티콘을 선물한 40대 이도영 씨는 "소액 기부 문화를 처음 접했다. 기부는 특정한 사람들이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도 일상 속에서 실천할 수 있다는 것을 배웠다"고 했다.
'문화' 단일 분야를 위한 기부 전용 플랫폼도 모습을 드러냈다.
비록 대전과 전국 단위의 성격은 아니지만 코로나19로 생계를 위협받는 문화예술인을 돕고자 하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대표적인 문화 기부 플랫폼은 '덕스티켓'이다. '대학로의 미래를 지켜주세요'라는 타이틀로 최소금액 1200원에서 최대 2만원까지 금액을 선택할 수 있고, 공연 응원 메시지와 함께 후원금을 전달할 수 있다.
대전 문화계 관계자는 "대전 문화계도 극심한 고통을 겪고 있다. 문화예술공연을 사랑하는 관람객들이 자발적으로 공연을 응원하고 후원할 수 있는 열린 마음들이 지역에서도 실천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마스크 기부 행렬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음식값 대신 마스크를 기부하고, 밤새도록 만든 순면 마스크를 취약 계층과 나누는 행동파도 있다. 또 한편에서는 공정 마스크를 구매하지 않음으로 마스크가 꼭 필요한 이웃에게 기회를 기부하는 실천파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해미 기자 ham7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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