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에서 가장 오래된 청소년영화제의 명맥을 첫 시작점인 대전에서 뿌리내리게 해야 한다는 주장과 영화제 전반적인 체질 개선은 반드시 필요하다는 다방면의 목소리가 모이는 만큼, 향후 행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해 제19회 청소년영화제는 경기도 양평에서 개최됐다. 양평과 경기도 영상위원회가 1억 5000만원 예산을 지원하면서 대전이 아닌 다른 지역에서는 처음 진행됐다. 1회부터 18회까지 줄곧 대전에서 개최됐던 터라 청소년영화제의 '탈대전'은 뼈아프다는 아쉬움이 쏟아졌다.
대전시는 양평군과 달리 공모형태로 축제를 지원하는 방식이라 시(정보문화산업진흥원)는 해마다 공모 선정 결과에 따라 2000만원 수준의 예산을 지원해왔다. 하지만 19회 영화제는 지원받지 못했다. 18회 영화제에서 오프라인 미상영 문제로 영진위의 지원액 부분 취소가 확정되면서 '타 기관에서 제재를 받으면 지원할 수 없다'는 규정에 따라 영화제 주관사 측에서 지원 공모에 참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영화진흥위원회 국내영화제 육성 지원 부문 접수 오류로 영진위 지원마저 줄이 끊긴 상태였다. 존폐 위기에 몰린 청소년영화제가 탈대전을 선택했던 것은 분명한 이유와 배경이 있었던 셈이다.
19회 영화제가 양평에서 개최되며 한고비를 넘겼고 주최·주관사인 한국청소년영상예술진흥원 올해 제20회 영화제 공모작 접수에 들어갔다.
이에 따라 개최지 선정도 이뤄져야 하는 만큼 지역 문화계는 대전예술포럼을 중심으로 대전 개최를 위해 힘을 결집하고 있다.
도완석 연출가는 "대전시 테두리 안에 청소년영화제가 있으면 묘목일 때 잘 키워서 성장시켜야 한다. 잘못된 부분은 도려내고 비료도 줘가면서 키워야 한다. 19년이나 대전에서 잘 성장시켜 왔는데 이런 문화를 없애버린다면 대전은 말 그대로 문화 불모지가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전 방문의 해라는 타이틀을 내세워 문화도시를 표방하는데 영화제를 포기하는 것은 지역 예술인들의 자존심이 무너지는 결과"라고 강조했다.
꾸준히 대회를 이끌어온 성낙원 집행위원장도 대전 개최를 바라고 있다.
성낙원 집행위원장은 "청소년영화제는 대전의 영상발전을 위해 태동했기 때문에 대전에서 개최되기를 원한다"며 "제2~3의 봉준호, 대전의 스필버그를 육성하기 위한 방편으로 발전시켜갔으면 한다. 아이들이 제작한 영화를 보면 충분히 좋은 여건이 대전에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체질개선 없이는 영화제의 발전도 없다는 의견도 있다.
전문성 있는 집행위원과 대전시 자체 영상위원회 개편으로 지역의 영화제를 심도있게 관리하고 지원할 수 있는 체계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영화제의 규모를 키우기에 급급하지 말고 적은 편수를 선정하되 질적인 부분을 높여가자는 전문가들의 조언도 쏟아졌다.
대전시는 대한민국청소년영화제 대전 재개최 움직임에 대해서는 환영하는 모습이다. 시 관계자는 "올해 지원예산 등을 집행위원회와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대한민국청소년영화제 출품작은 551편이다.
이해미 기자 ham7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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