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동생이 답답한지 용한 곳이 있다며 같이 가보자고 한다.
지금 세계적으로 코로나19로 많이 힘든 상황이다. 이럴 때면 누구나 어려운 상황에서 벗어나고 싶은 생각이 드는 것은 당연하다. 누군가에게 의지하고 싶고 운을 바라게 되는 것이다.
이번 코로나19로 인해 신천지라는 종교단체가 드러났다. 신천지라는 단체에 그렇게 많은 신도들이 있었다니 놀라운 일이다. 유튜브를 통해 신도였던 사람들의 증언들을 접해보니 젊고 똑똑한 지식인들이 어떻게 빠져들었을까 의아해진다. 그들에 의하면 신천지의 전도방식이 믿고 빠지게 될 수밖에 없다고 한다. 전도할 사람이 정해지면 철저하게 정보를 수집하고 그가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파악하여 처음 석 달은 감동을 받을 정도로 계획적인 접근을 하는 모양이다. 7개월 동안 고된 교리 공부를 통해 신도가 되고 이미 철저하게 세뇌되어 신천지를 나가면 지옥 간다는 협박 아닌 협박에 그 말이 무서워 빠져나올 수 없게 된다는 것이다.
상식적으로 종교는 신과 같은 초자연적인 존재에 관한 신앙을 가리키는 것으로 생각된다. 하지만 종교라는 말은 원래 '근본이 되는 가르침'을 의미하는 불교어라고 한다. 그런 의미에서 예수님, 부처님 등 그들의 수행 방식과 말씀을 전달하는 목사님, 신부님, 스님들 같은 전달자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하겠다.
사람들이 종교를 찾는 것은 대부분 가야 할 방향을 잡지 못하거나 어찌해야 할지 방법을 모를 때 찾게 된다. 그런 그들에게 바른 방향과 방법을 제시해 주지 못하고 사적인 방법으로 이끈다면 흔히 말하는 사이비 종교가 되는 것이다.
어려운 상황이 되면 될수록 아마 이런 일들이 더 벌어지게 될 것이다. 우리에게 닥친 상황을 내가 직접 해결하지 않고, 누군가가 해결해주길 바라는 막연한 생각과, 해결해줄 누군가에게 의지만 한다면 결국 시키는 대로 끌려다니는 인생을 살게 되는 것이다. 불교에서는 사람에게 의지하지 말고 변하지 않는 법칙, 즉 진리에 의지하라고 했다.
나라가 어렵고 세상이 어렵다 하더라도 내 앞에 닥친 문제는 결국 내가 해결해야 하는 것이다. 이번 일과 같이 신만 믿는다고 병에 걸리지 않는 것이 아니라 면역력을 키우고 예방수칙을 잘 지키며 성인들의 가르침을 본받아 바르게 살아가는 노력이 있어야 어려움에서 벗어나는 힘을 키울 수 있는 것이다.
문제가 생기면 지혜로써 해결방안을 찾아 사람들을 위해 전해줄 수 있는 사람이 바로 종교인이 아닐까?
김소영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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