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칼럼]대전경제의 시작의 목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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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칼럼]대전경제의 시작의 목표점

김정수 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장

  • 승인 2020-03-12 16:45
  • 신문게재 2020-03-13 22면
  • 임효인 기자임효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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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수 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장
지난해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 800㎞를 32일간 걸었다. 다른 사연, 다른 인종, 다른 조건으로 각자의 길을 걷지만 하나의 목적지를 향해 간다는 이유만으로 모두가 동료였고 모두가 가족이었다. 그 길에서 참 많은 생각을 하고 돌아왔다. 대전은 첨단 과학기술과 인재를 보유한 대한민국 최고의 과학기술의 보고로 대한민국 최고의 경제발전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는 도시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대전의 경제는 최고의 잠재력에 걸맞는, 대전시민이 기대에 부응하는 수준의 발전을 이루지는 못하고 하다.

대전의 경제역사는 1905년 경부선철도의 완공과 함께 시작됐다. 그러나 교통수단의 급속한 발달은 오히려 대전의 경제 발전을 어렵게 하고 있다. 지금 대전의 대표산업은 무엇일까? 전국최고 실력과 잠재력을 가지고 있지만 대표 산업은 뭐라 꼽기가 어렵다. 아직 꿰어지지 않은 서말의 구슬 같다고나 해야 할 것 같다. 실리콘밸리는 2차대전 군수수요가 혁신의 배경이 됐다고 한다. 스텐포드대학의 lab, 우수인재 창업이 그 수요를 채우며 흡인력 강한 클러스터를 형성했다. 대전은 어떠한가? 인재, 과학기술은 차고 넘치지만 대전에서만 공급할 수 있는 구체화된 시장이 없는 것이 사실이다. 대전의 잠재력은 오늘도 서울로 수도권으로 빠져나가고 있다.

서두에 산티아고 이야기를 꺼낸 것은 목표점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다. 이 순례길에는 산티아고라는 하나의 목표점이 있다. 누구나 하나의 목적지. 스스로의 스토리를 가지고 있는 그 목표점은 세상을 주목하게 하고 세상 사람을 모으고 있다. 만약 산티아고라는 목표점이 없었다면 어땠을까? 스페인에 그 많은 사람이 매년 모일까? 대전경제에는 아직까지 대표산업이 없다. 기존에 만들어진 지향점이 없다는 것이다. 우리 스스로 목표점을 정하고 시작하면 어떨까 생각해본다. 인공지능·첨단 통신기술·자율주행·첨단센서 등 큰 범주의 대표산업이 아니라 특정한 비즈니스로 버티컬하게 잘라놓은 목표점에서부터 시작하는 것을 제안해 본다. 과거 이동통신시장에서 CDMA와 TDMA방식의 경쟁이 글로벌 관심사가 되었던 적이 있다. 세계 최초 CDMA 상용화는 우리나라를 이동통신 선진국 반열에 올려놓았다. 대전에서 이런 글로벌 경쟁의 판이 만들어진다면 어떨까?

예를 들자면 대전이 역사적으로 교통의 도시니 모빌리티 분야는 어떨까 한다. 지금 모빌리티 분야에서는 AI 단독의 모빌리티와 5G통신과 AI가 결합한 모빌리티가 경쟁의 모습을 만들어 가고 있다. 이 비즈니스는 글로벌 관심사이자 AI, 5G통신, 보안, 광학기술, 배터리, 첨단센서, 에너지 등 관련 분야의 모든 과학기술과 인재를 필요로 분야이다. 5G 모빌리티라는 목표점을 향해 통신기술, AI, 보안 등 분야의 기술과 인재와 같은 잠재력을 집중시켜보면 어떨까? 모빌리티만 하자는 것이 아니라 모빌리티 비즈니스를 만드는 방향으로 잠재력들을 모아보자는 이야기다. 이렇게 잠재력을 모으면서 대전에서 테스트베드, 인프라, 규제혁신을 어느 도시보단 차별되게 해보면 어떨까? 모빌리티와 관련한 기술, 인재, 기업이 대전에 더 주목하게 되지 않을까? 이 분야에서 만큼은 글로벌하게 주목받는 도시가 될 수 있다고 기대한다. 모빌리티를 위한 AI, 보안등의 생태계가 만들어지고 그 위에 생태계에 다른 목표점들을 추가해 생태계를 키워가면 어떨까? 서말 구슬이 대전에서 꿰어 대전의 보배를 만드는 시작점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무엇을 시작점으로 할지는 대전경제를 생각하는 많은 사람, 기관의 논의를 통해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우선일 것이다. 공감대가 강력한 추진력을 만드는 선결 조건이다. 시작의 목표점에 대한 치열한 논의를 기대하며 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장은 무엇을 해야 할까를 고민해 본다. 김정수 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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