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노무현 대통령이 첫 정책을 입안한 뒤 현재 여당이 공직 선거 불패를 이어오면서 '민주당 도시'라는 인식이 강했지만, 보수야당에서 이른바 '세종시 설계자'를 투입하고 대여(對與)공세를 부쩍 강화하는 데 따른 것이다.
21대 총선에서 2석으로 늘어난 이곳을 수성하려는 더불어민주당과 첫 깃발을 꽂으려는 미래통합당간 사생결단의 전운이 감돌고 있다.
민주당은 이날 최고위원회를 열고 세종갑에 홍성국 전 미래에셋대우 사장 전략 공천을 의결했다.세종을에는 강준현 전 세종시 정무부시장·이강진 전 국무총리 공보수석비서관·이영선 변호사의 3인 경선으로 후보를 결정키로 했다.
홍 전 사장은 당의 영입인재 17호로 당 경제대변인을 맡고 있는 경제 전문가다. 그는 공천확정 뒤 중도일보와 통화에서 "세종의사당과 세종집무실 설치 등 행정수도 완성을 위한 노력은 당연하고 세종시가 잘돼야 (균형발전 등)한국의 많은 문제가 해결된다고 믿고 있다"며 "앞으로 도시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에 대한 정책발표를 진행할 것"이라고 출마의 변을 밝혔다.
세종을 경선에 나서는 강 전 부시장은 안희정 전 충남지사 싱크탱크인 더좋은민주주의 연구소 부소장 출신인 안희정계, 이 전 비서관은 세종시 현역인 이해찬 의원을 지근거리서 보좌해 온 이해찬계다. 이영선 변호사는 이들보다는 계파색이 옅다.
김병준 전 한국당 비대위원장은 국회 정론관에서 세종을 출마선언을 했다. 참여정부 청와대 정책실장으로 '세종시 설계자'라 불리는 김 전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제2의 국회의사당이나 대통령 제2 집무실을 설치는 현 헌법 체제에서도 가능하다"며 공약한 뒤 "국가주의와 사회주의, 전체주의로 향하는 문재인 정부를 더 보고만 있기 힘들었다"고 정부 여당에 대립각을 세웠다.
통합당 세종을 후보자인 김중로 의원(비례)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 출마선언문에서 "세종시 이런 모습이 고 노무현 대통령의 꿈이었느냐?"고 반문한 뒤 " 김병준 후보와 두 개의 심장이 돼 세종을 다시 뛰게 하겠다"고 날을 세웠다.
세종시가 출범한 2012년 이후 민주당 초강세가 계속됐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가 2012년 19대 총선에서 이겼고 20대에는 공천이 불발돼 무소속으로 출마 승리한 뒤 복당했다. 지방선거에서도 2014년과 2018년에 민주당 후보였던 이춘희 시장이 2연승했다. 여당은 올 총선에서도 이른바 '세종시 지분'을 앞세워 유권자 표심에 어필 할 것으로 보인다. 2004년 헌재 관습법 위헌 판결과 MB정부 수정안 파동 속에도 정부부처 3분의 2가 집적된 행정수도 면모를 갖추기 까진 여당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점을 집중부각할 전망이다.
통합당은 어정쩡한 세종시 상황에 대해 여당심판론을 제기하면서 반전을 노릴 것으로 점쳐진다. 여당 대표 지역구가 세종시이고 이인영 원내대표 역시 충청출신임에도 세종의사당 및 청와대 세종집무실 등 지지부진한 세종시 현안이 공략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강제일·세종=임병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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