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룡문고 이동선 대표. |
대전에서 가장 오래된 향토서점 계룡문고 이동선<사진> 대표가 말하는 독서교육은 '서점'에 오는 것으로 시작된다. 가정과 학교, 사회에서 어떤 독서 교육을 한다 해도 이젠 통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 없기에 그 타개책을 고민하고 또 고민하는 이동선 대표다. 그리고 답을 찾았다.
계룡문고는 대전을 비롯한 전국 초중고를 대상으로 '서점 나들이'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커리큘럼은 책을 읽어주고 스스로 골라보게끔 돕는 기본적인 포맷이다.
서점을 다녀간 후 해당 학교 도서관 이용량은 폭발적으로 증가했고, 수업 태도가 좋아졌으며, 성적까지 올랐다는 공통적인 후기들이 끊임없이 전해진다. 계룡문고가 20년 동안 지속해온 '서점 나들이'의 효과, 지속의 이유가 입증된 셈이다.
이동선 대표는 "아이가 어렸을 때부터 전집을 사주는 건 한 끼 밥을 한 달이나 1년 치를 한꺼번 주는 것이니 대단히 어리석은 방법"이라며 "부모는 서점에 아이를 데려오는 경험을 축적하게 해주면 된다. 다만 만화책을 고르더라도 직접 고른 책을 소유하고 소장하고 싶도록 지켜봐 주는 게 독서량 증가의 첫 번째 길"이라고 조언했다.
문화도시는 결국 지역의 독서량에 따라 결정된다는 논리도 이동선 대표의 서점 나들이와 연결고리가 존재한다.
이동선 대표는 서점 나들이를 독일처럼(지자체에서 '자녀 손잡고 서점까지 걸어가기' 캠페인) 지자체나, 학교, 시민 모두가 동참하고 캠페인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방과후학교나 진로체험 등 학교에서 서점으로 올 수 있는 다양한 경로가 필요하고 이를 모범적으로 어른들이 행동으로 실천해야 줘야 한다는 내용이 핵심이다.
이동선 대표는 "서점에 다녀가면 책에 빠진다. 내가 고른 책, 관심 있는 분야의 책을 읽다 보면 자연스럽게 척척박사, 전문가가 된다"며 "책을 단순 상품으로 취급하지 않고 교육과 문화로 인식하고 시장 논리에 휘둘리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위기에 내몰린 지역서점에 대해서도 안타까움을 내비쳤다. 창의력과 생산력의 원천이자, 지역경제와 문화 산업이 연결되는 '서점'의 현실을 씁쓸해하고 있었다.
이동선 대표는 "책을 읽는 대전을 만들어야 한다. 서점은 열려있는 개인 서재이고 도서관이다. 동네와 지역서점이 살아야 좋은 작가, 좋은 책도 나올 수 있다"고 했다.
이동선 대표의 별칭은 '책 읽어주는 아빠'다. 인터뷰 시작과 마무리 때도 그림책을 직접 읽어줬다.
이동선 대표는 "책을 읽어주는 문화는 참 좋은 습관이 될 수 있다. 누나가 동생에게, 자녀가 부모님에게 친구끼리 책을 읽어주다 보면 자연스럽게 서로 감동하며 문화적 역량을 갖게 된다"며 "책 읽기가 어렵다면 책 읽어주는 아빠와 책 마법사가 있는 계룡문고로 오면 된다"고 했다.
한편 계룡문고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손해를 감수하며까지 책 1권도 배송을 해주는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이해미 기자 ham7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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