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는 사이버 강의실을 활용한 과제로 대체하고 온라인 공개 강의콘텐츠, 화상 강의 등 방식으로 운영 계획을 세웠다. 전체 학생들이 한꺼번에 온라인 강의를 활용한 적이 없다 보니 대학 측은 자체 서버 과부하 우려로 부랴부랴 서버를 임대하기도 하고 동영상 편집 인력이 부족해 충원하는 등 애를 먹고 있다. 지나간 것에 대한 후회도 나온다. '교육부가 온라인 강의 제한 규정을 풀어줬더라면', '미래형 대학인 미국 미네르바 스쿨을 벤치마킹 시도라도 해봤더라면' 등이다. 학령인구 절벽 등으로 진작부터 대학은 위기를 직면하고 있었지만 발 빠른 대처를 하지 못했다는 자성의 목소리다.
분명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러나 이번 사태 위기를 교육 개혁의 계기로 삼는다면 새로운 기회가 찾아올 수 있다. 교육부는 이번 학기에 한해 온라인 강의 대체 시 오프라인 강의 1시간에 25분 이상 분량의 콘텐츠를 제작해야 한다는 원격강의 기준을 없앴다. 온라인 강의 규제 적용도 아예 배제했다. 대학 측은 새로운 시도를 해볼 수 있는 기회다. 일방적인 동영상 강의에 그치지 않고 양방향으로 학생들과 소통하는 강의가 나올 수 있다. 몇몇 교수는 유튜브 채널을 개설해 대중들에게 강의를 전달할 생각도 갖고 있다. 이러한 계획이 실행된다면 유튜브를 활용해 제작한 'B급 감성'의 교육 콘텐츠로 예능 만큼 재미 있는 수업을 진행해 인기몰이를 하는 스타 교수가 나올 수도 있다.
강의실은 물론, 도서관도 연구실도 없는 미네르바 스쿨은 지금 있지도 않은 미래의 직업에 역량이 있는 인재를 길러내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이 학교는 학생들에게 급변하는 미래를 살아낼 수 있는 힘을 길러주는 게 교육이라는 철학을 가지고 있다. 캠퍼스도 없이 온라인 강의로만 진행되는 이런 학교를 가진 누가 다닐까 싶겠지만 지난해 신입생 모집에 전 세계 70여 개국에서 학생이 몰렸다. 서울대 진학을 포기하고 이 학교에 진학하겠다는 의사를 밝혀 국내 화제가 되기도 했다. 허무맹랑한 목표를 가지고 있지만 마냥 지나쳐버릴 이야기로만 들리지 않기 때문이다. 이번 위기를 어떻게 극복하느냐에 따라 대학의 평판도 더욱 높아질 수 있다. 물론, 반격의 열쇠는 대학이 쥐고 있다. 전유진 기자 brightbby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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