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교복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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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교복단상

김미영 토리어린이집 교사

  • 승인 2020-03-09 16:15
  • 임효인 기자임효인 기자
김미영
김미영 토리어린이집 교사
교복 하면 누구든 아늑히 먼 학창시절, 추억의 한 장면을 떠올리게 한다. 예전엔 남녀 학생 구별만 있을 뿐 거의 공통적으로 단순 디자인돼 있어서 교복이 주는 인상적 감상은 사회인으로, 기성세대로, 진입돼 있어도 남다른 추억과 감회를 느끼게 한다. 지금도 그 전통감은 살아 있어서 연극이나 코미디에서 분장용으로 옛날 교복이 등장하고 있지 않은가.

내겐 고등학교 2학년짜리 아들이 있다. 봉고차를 이용하면 좋으련만 어쩐지 우리 집 아이는 이를 기피한다. 이유를 물으니 억지 핑계인지는 몰라도 돈이 아깝다는 것이다. 매일 등교시켜주는 아빠의 시간과 자동차 기름값은 염두에 두지 않는다. 완전히 자기 위주의 계산법이어서 때론 섭섭한 마음이 들 때도 있다. 오늘도 아빠는 어김없이 아들을 등교시켜주는 일로 하루를 열어간다. 요즘은 어찌된 영문인지 평소보다 10여분 일찍 등교한다면서 아빠에게 부탁을 한다. 이유를 물으니 교복문제라 했다. "교복? 교복이 어째서?"라고 의아해 반문한다. 선생님이 8시 10분이면 정문에서 복장검사를 하는데 단속을 피하기 위해 교복 점검시간대를 피해야만 무난히 등교할 수가 있다고 한다. "아니! 무슨 단속?" 이유인즉슨 문제의 발단은 교복이 해지고 작아져서 못 입어 사복을 착용하고 있기 때문에 복장 불량으로 단속이 된다는 것이다.

그럴 만도 하다. 불과 며칠만 있으면 3학년이다. 그 사이를 위해 옷 한 벌을 살 수는 없다. 그러나 학교 측은 과도기적 시기에 걸맞는 적절한 해법을 제시하지 못하고 교복착용을 고집한다. 고민이 아닐 수 없다. 복장검사를 위해 지켜서는 선생님과 이를 피하려는 학생과의 전쟁이 거의 매일 아침 등교시간에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 물론 교복 착용은 학생의 의무겠으나 여기엔 학교 당국의 너그러움과 특단의 대책이 있어 보인다.

성장기에 접어든 고교생의 교복은 발달하는 신체 체형의 변화를 고려해 다양한 사이즈를 만들어낼 수는 없을까. 혹시 이를 간과한 것은 아닌지 의구심이 들기도 한다. 추적해 본 결과 당초부터 넉넉한 교복을 구입하면 되지 않았냐고 질문을 던지면, 우리 아이가 특별한 체격의 경우에 해당되는지 모르겠지만 가장 큰 사이즈의 교복을 구입한다 해도 졸업반이 되면 작아서 못 입는다는 것이다. 다만, 지적하고 싶은 것은 고등학교 학생이라면 체격이 급격히 발달할 시기다. 성장하는 체형에 맞추어 교복을 몇 벌씩 구입할 수는 없다. 대개 한두 벌 가지고 입는다. 그래도 일 년이 지나면 교복이 작아지고 쉽게 헤어진다. 즉 옷 규격이 신체 발달을 따라가지 못한다는 뜻이다.



여기에 무슨 해법이 없을까. 학부모 입장에서 대안으로 제시해 보고자 한다. 우선 중·고등학교 교복이 옛날 방식으로 심플하게 규격돼 대량생산이 가능한 타입으로 과감히 정해보는 문제다. 어떤 경우는 소속 학교의 정통성과 독특성을 살린다는 의미에서인 줄은 모르겠으나 남다른 디자인을 지나치게 강조한 나머지 본래 교복의 의미와 기능성을 상실한 경우가 있어 보인다. 구별된 디자인으로 교복의 다양성 가치를 추구할 것이 아니라 보편성에 입각한 디자인을 선택하는 일이다. 예를 들어 크게 남학생용·여학생용으로 구분만 하면 경제적이고 선택 문제 가지고도 고민하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 싶다.

하나의 유행인지는 모르겠으나 교복에다 넥타이까지 곁들이는 문제도 재고의 여지가 있다. 아침에 시간적으로 쫓기는 상황에서 책가방 챙기랴, 교복 입으랴 여기에 넥타이까지 매야 하는 번거로움은 등교시간에 쫓긴 당사자에게 매우 분주한 시간적 낭비의 요인이 될 수도 있다. 적어도 넥타이와 같은 액세서리 정도는 생략해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은 아닐는지. 김미영 토리어린이집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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