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영미 편집부 차장 |
이 모든 게 '코로나19' 때문이다. 지난달 18일부터 확진자가 대구를 중심으로 폭발적으로 나오자 전국 학교 돌봄교실과 유치원·학원에 휴교 조치가 내려졌다. 다니던 학원도 문을 닫았다. 유치원과 학교 개학도 잇따라 연기됐다. 가족과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이 많아진 것은 물론 좋은 일이다.
하지만 주변을 둘러보면 상황은 그렇지 못하다. 동네 갈비집은 감염 우려로 잠정 휴업한다는 안내문을 붙이고 문을 닫았다. 상황이 가장 심각한 대구에서 막창집을 하는 지인의 식당은 폐업 직전이라고 한다. 마스크를 사기 위해 수많은 사람들이 위험을 감수하며 몇 시간씩 줄을 서는 안타까운 모습이 곳곳에서 펼쳐진다. 사람 만나기를 꺼리는 분위기도 팽배하다. 나부터도 '조금 잠잠해지면 보자'며 약속을 미루게 된다. 아침에 눈 뜨면 아이들 열 체크를 하고 마스크는 충분한지 챙기는 것이 일상이 됐다. 마스크를 쓰지 않은 사람을 보거나 기침 소리가 들리면 '혹시?'하며 불안감부터 든다.
이처럼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평범했던 일상이 깨지고 있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탓에 우울감은 커져만 간다. 사태가 장기화 하면서 감염에 대한 불안과 대인기피를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었다는 통계도 나오고 있다. 늘 그렇듯 일상의 소중함은 그것이 파괴되고 나서야 비로소 더욱 값진 의미로 다가온다. 세상이 시끄러운 탓일까. 신해철의 노래 '일상으로의 초대'가 부쩍 떠오르는 요즘이다.
"산책을 하고 차를 마시고/책을 보고 생각에 잠길 때…/요즘엔 뭔가 텅 빈 것 같아/지금의 난 누군가 필요한 것 같아/친굴 만나고 전화를 하고…/매일 똑같은 일상이지만/너와 같이 함께라면 모든 게 달라질 거야"
노래 구절을 흥얼거리며 심란한 마음을 잠시 접어 본다. 어서 빨리 바이러스 없던 우리들의 일상으로 초대받을 수 있기를 기도해 본다. 아무런 거리낌 없이 마음껏 산책하고 좋은 사람들과 만나 큰 소리로 떠들고 웃으며 이야기하던, 그 평범했던 일상 속으로 돌아갈 수 있기를….
원영미 편집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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