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현안에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다는 정치권의 초당적인 협력과 충청권 4개 시·도 체계적인 지원사격, 560만 충청인의 염원이 원동력이 됐다는 분석이다.
수도권을 제외한 광역 시.도에 혁신도시를 지정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골자인 균특법은 지난해 중하순 더불어민주당 박범계(대전서을), 김종민(논산금산계룡), 미래통합당 홍문표 의원(홍성예산)이 발의했다.
이로부터 6개월도 안돼 국회의 마지막 문턱을 넘은 것인데 긴급성이 없는 법안 치고는 매우 이례적인 '고속 입법' 사례로 평가되고 있다. 충청권의 노력이 더욱 빛을 발하는 대목이다.
물론 입법과정이 녹록지 많은 않았다. 대구경북(TK) 의원들이 자신들의 지역에 공공기관 이전 몫이 줄어들 것을 우려하면서 균특법 통과에 발목을 잡고 나섰기 때문이다. 또 문재인 대통령의 "대전 충남 혁신도시는 총선을 거치면서 검토하겠다"는 신년 기자회견 발언에 여야간 해석이 엇갈리면서 혼란에 빠지기도 했다.
이처럼 가시밭길과 같은 입법과정에 충청권은 하나로 뭉쳤다. 지난 2009년 MB정부의 세종시 수정안에 맞서 총궐기를 했던 것처럼 풍전등화와 같은 지역 현안 위기를 극복한 것이다.
충청권 지방정부의 지원사격도 화끈했다. 허태정 대전시장, 양승조 충남지사는 '균특법 세일즈'를 위해 국회 문턱이 닳도록 지역과 여의도를 오갔다. 해당 상임위인 산자위 심의와 법사위 심사는 물론 본회의가 열린 6일에도 국회를 찾아 여야 의원들에게 간절하게 균특법 입법을 호소하는 등 정성을 들였다. 이춘희 세종시장과 이시종 충북지사의 공도 작지 않다. 충청권 시도지사 간담회 등을 통해 대전 충남 혁신도시 지정을 위해 한 목소리를 내며 힘을 보탰다.
균특법 통과를 위한 지역 차원 노력의 화룡점정(畵龍點睛)을 찍은 것은 다름 아닌 560만 충청인이다. 시·도민들이 서명운동을 자발적으로 벌이는가 하면 고비 때마다 시민단체 중심으로 정부와 타 지역 정치권을 설득하고 때로는 압박하는 등 양동작전도 주효했다는 평가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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