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승용 한의사 |
"일주일 전에 오픈한 식당인데 17번 확진자 왔다 가서 폐쇄됐어요."
"요즘 집에서만 있어서 다 확찐자(살찐자)가 됐어요."
요즘 대한민국은 전대미문의 혼란 속에서 처음 겪는 생활을 하고 있다. 학교는 개학을 계속 연기하고 병원은 의심스러운 감기 환자는 병원에 오지 말고 보건소나 질병관리본부에 연락하라 한다. 보통 3월은 어디서부터 꽃이 핀다거나 어느 지역에 무슨 봄 축제 한다는 뉴스로 가득할 시기인데.
지난번 사설에도 코로나에 대해 썼었는데, 상황과 현실이 더욱 답답해지고 많은 분이 걱정으로 계속 묻고 있어서 이번엔 학문적인 측면에서 자주 들었던 물음들에 대해 쉽게 써 보겠다.
첫 번째로 보통의 감기는 DNA 바이러스로 DNA->RNA->단백질 순서로 발현되는데, 코로나 바이러스는 RNA 바이러스라서 DNA->RNA의 과정 없이 직접 RNA->단백질이 만들어져 복제가 쉽게 돼 감염 전파가 잘된다. 이 과정에 안정된 이중 나선의 DNA 구조가 아닌 한 줄의 RNA이기 때문에 돌연변이가 쉽게 되고 그래서 백신을 만들기가 어렵다.
둘째 증상과 사망을 보면 코로나 표면의 돌기가 사람 몸속의 ACE2에 잘 붙는다. ACE2(angiotensin convering enzyme2)는 쉽게 설명하면 혈관의 탄성을 유지하며, 혈압을 조절하는 효소라고 생각하면 되는데, 이 효소가 폐에 많이 있어서 코비드 19는 호흡기 폐에 침투력이 강하다.
또 ACE2는 신장, 소화계에도 광범위하게 분포해 체액과 전해질 항상성을 유지하는데 역시 코비드 19의 침입으로 소화기 비뇨생식기에도 증상이 나타난다.
고혈압이나 당뇨 같은 기저 질환이 있는 환자들의 치사율이 높은 이유는 반대의 기능을 하는 ACE1-ACE2의 상호 균형을 통해 심혈관계통의 생리 기능을 조절하는데, 이 바이러스가 ACE2를 손상해 이런 기능을 망가트려 사망에 이르게 한다.
그리고 마스크에 관한 의견들이 다양한데, 일단 코비드19의 크기를 0.4~0.5 마이크로미터라고 한다면 KF94 마스크는 바이러스 차단이 가능한데, KF80은 비말 형태는 차단되나 에어로졸 상태에선 불가능하다. 그런데 어떤 자료에서는 이 바이러스의 크기가 0.1마이크로 미터여서 KF94도 바이러스 차단 효과는 없고 비말만 막아준다고 한다. 미국이나 WHO 같은 서양 쪽에서는 마스크가 필요 없다고 하고 중국이나 우리나라를 포함한 아시아권에서는 꼭 필요한 것으로 얘기한다.
이것은 생각해보면 생활 방식이나 문화의 차이에서 기인한 것 같은데 실제 감염자들의 경우를 보면 환기가 안 되는 좁은 실내에서 생활할 때는 마스크가 효과적으로 감염 차단을 하는데, 열린 공간인 야외에서는 확진자가 아닌 건강한 사람은 착용이 필요한 거 같진 않다. 그러나 내가 무증상 감염자로 타인에게 전파할 수도 있다는 가정에서는 남들을 위한 배려로 마스크를 착용하는 게 좋다.
재사용 여부도 말들이 많은데,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1회만 사용하는 것이 참 좋겠지만, 요즘처럼 마스크를 구하기 힘들 때는 확진자를 항상 관리하는 의료진이거나 관계 공무원들이 아니면, 올바른 방법으로 마스크를 착용한 경우는 몇 번은 재사용해도 되지 않을까 한다.
마스크 소독법도 여러 가지 가설들이 많은데 농담 같이 들리기는 하지만 실제 밥솥에 넣고 소독 건조하는 방법이 대만의 한 의료 전문가가 실제 실험했을 때 멸균과 필터가 망가지지 않는데 가장 효과가 좋다고 한다.
사람은 모르는 것에 공포를 느끼고, 공포는 사회를 감염시킨다. 지식은 불필요한 공포에서 벗어나고, 꼭 필요한 조심을 하게 할 것이다./박승용 아이누리한의원 세종점 대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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