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 하늘에 떠 있는 아름다운 무지개를 보며 '무지개 끝에는 무엇이 있을까?' 라고 궁금해 본적이 있을 것이다. 아무리 빛의 굴절과 반사로 인해 생겨나는 대기현상이라고 알고 있어도 보는 사람의 마음을 심쿵하게 할 것이다.
그렇다면 무지개는 몇 가지 색으로 이뤄졌을까? 한국 아이들에게 무지개 색이 몇 가지냐고 물으면 '빨주노초파남보의 일곱 가지예요' 라고 대답할 것이다. 과면 무지개 색은 몇 가지일까? 답은 하나가 아니다. 무지개의 색과 색 사이에는 수많은 색이 들어 있기 때문에 같은 무지개라도 시대, 나라, 지역, 민족이나 문화권마다 색을 보는 수가 다르다. 예를 들면 영국이나 미국 등의 영어권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남색을 제외한 여섯 가지 색, 독일이나 네덜란드어를 쓰는 사람들은 남색과 보라색을 제외한 다섯 가지 색, 멕시코의 마야인 원주민들은 '흑색, 백색, 빨강, 노랑, 파랑' 의 다섯 기지 색, 이슬람교 문화권에서는 네 가지 색으로 인식한다고 한다. 그 밖에도 여덟 가지 색, 세 가지 색, 심지어 두 가지 색으로 인식하는 사람들도 있다. 같은 무지개를 보아도 색깔이 이렇게 차이가 있는 이유는 받아들이고 표현하는 언어나 문화, 그리고 색깔을 구분하는 방법 때문이다.
그럼 왜 우리는 무지개 색깔을 일곱 가지라고 생각할까? 바로 영국의 과학자이자 수학자였던 아이작 뉴턴(1642~1727) 의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다. 뉴턴은 우연히 실험실 암실에서 벽에 난 작은 구멍을 통해 들어온 빛이 프리즘을 반사시켜서 반대편 벽에 여러 가지 색을 띤 모양을 보게 되었다. 이때 뉴턴은 음악에서 '도'에서 '시' 까지, 이른바 한 옥타브의 음계 같이 7(일곱)이 자연을 나타내는 기본적인 숫자라고 생각했다. 뉴턴이 살던 시대에는 수학과 과학, 기하학과 더불어 음악도 어깨를 나란히 했고 음악과 자연현상을 연결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되고 있었다. 뉴턴은 기본색채인 빨강, 파랑, 노랑, 초록, 보라의 다섯 가지 색에 주황과 남색을 추가해 무지개는 일곱 가지 색깔이라고 정했다. 우리는 뉴턴이 제창한 이 설을 학교에서 배워 무지개는 일곱 가지 색깔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시무라에리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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