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위생을 철저하게 지켜야 하는 상황인 만큼 정부지침에 따라 대전시와 지자체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권고해야 한다는 목소리다.
다만 차후 재규제가 됐을 상황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도 쏟아졌다.
환경부는 코로나19 확산이 지속되자 '1회용품 사용규제 제외대상 고시'에 따라 1회용품 사용을 일시 허용했다. 고시에 따르면 감염병 재난으로 경계 수준 이상의 경보가 발령되면 지방자치단체장이 1회용품 사용을 허용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대전시는 두 차례 환경부 지침이 내려오자 대전역과 터미널이 있는 중구와 동구의 식품접객업(식당)을 대상으로 우선 해제했고, 이어 유성구와 서구, 대덕구 순으로 순차적으로 규제를 풀어 경보 해제 시까지 1회용품을 한시 사용하도록 했다.
하지만 현장의 분위기는 조금 달랐다.
고객 의사와는 별개로 포장(테이크 아웃)이 아닌 경우 대다수 커피숍과 식당은 기존 식기를 사용해 서비스했다. 최근 몇 년간 1회용품 규제 정책이 자연스럽게 정착된 모습이었다. 그러나 감염 위험이 심각 단계인 현 상황에서는 우려감이 앞설 수밖에 없는 모습들이 종종 포착되기도 했다.
일부 업소의 식기는 세척 후 소독을 거치지 못한 채 다시 고객에 제공했고, 식기세척기를 이용하지만 잔여물이 남은 그릇과 컵도 눈에 띄었다.
대흥동 음식점 관계자는 "기존 식기를 잘 세척하고 소독해서 손님에게 제공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경영이 어려운 상황에서 1회용 그릇과 식기를 써야 할 지 내부적 고민이 크다"고 말했다.
30대 고객은 "개인위생이 철저해야 하는 만큼 커피숍에서는 종이잔과 개인 텀블러 사용한다. 음식업소는 기존보다 철저한 식기 세척을 해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일부 음식업소는 1회용 규제가 한시적으로 풀린 뒤 다시 사용이 불가할 경우의 상황까지 대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 식당 관계자는 "음식점에서는 종이컵을 제외하고는 재사용이 가능한 플라스틱이나 스테인레스 식기를 사용한다. 감염을 고려해 1회용품 사용을 권고하는 정부와 지자체 입장도 충분히 이해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만 이미 1회용품 사용 규제가 자리를 잡아가는 현시점에서는 다소 혼란스럽다"고 우려감을 표출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음식점이라면 식기 세척과 소독을 최우선으로 하는 것이 기본이다. 믿고 찾아와줘야 한다"고 말했다.
인근 커피숍 관계자도 "코로나19 확산 이후에는 주문 시 머그컵과 일회용컵 사용 여부를 묻는다. 최근 들어 매장에 머무르는 고객들도 종이잔을 요청하는 사례가 크게 늘었다"고 했다.
이에 대전시 관계자는 "커피숍보다는 음식점을 대상으로 지침이 내려갔다. 대부분의 식당이 식기 세척과 소독을 잘하는 것으로 안다. 다만 지자체 차원에서 일시 허용 규제가 해제했을 상황을 대비하고 있고 단속과 홍보에도 노력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강조했다.
이해미 기자 ham7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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