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야구'. 프로야구 한화이글스 애리조나 스프링캠프에 가서 들은 이번 시즌 목표다. 이들은 이구동성으로 포스트시즌 진출을 염원으로 꼽았다. 선수들 전원의 각오이자 목적, 그 자체가 염원이 됐다.
한화이글스는 지난 2018년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그것도 정규시즌 4위로. 11년 만의 쾌거였다. 당시 포스트시즌에 진출했을 때 충청민들의 염원이 이뤄졌다. 야구 티켓은 5분만에 동이 났고, 경기장엔 '최강 한화'의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쭉 이어질 줄 알았던 가을야구는 지난해 9위를 기록하면서 멀어지는 듯 했다.
다시 스프링캠프로 돌아가본다. 선수들은 빡센(?) 훈련을 한다. 내일은 없을 것처럼 말이다. 훈련으로 새빨개진 얼굴과 계속 흐르는 땀을 닦으면서 점심을 먹는다. 소화가 제대로 안 됐을 것처럼 보이는 몇 분 안 되는 순간에 또 다시 훈련을 하기 위해 몸을 풀고 오후 훈련에 나선다.
힘들겠다는 일정보단, 선수들의 의지가 더 눈에 선했다. 팬들의 염원만큼 이들의 눈에서도 간절함이 보여서다. 감독과 선수들 역시 더 높이 오르고 싶은 마음은 다름없다. 이들은 자신들 만의 방식으로 캠프 내에서 채찍질하며 목표에 다가가고 있었다.
선수들은 각자 본인의 무게감을 느끼면서 부담을 만드는 듯 했다. 특히 베테랑들은 자신이 팀 내 맡은 역할을 해내겠다며 스스로 추가 훈련은 물론, 팀내 분위기에 집중하기도 했다. 아마도 정규시즌을 바로 앞두고 훈련하는 스프링캠프에서 가을야구에 대한 염원을 담았음이 아닐까.
베테랑뿐만이 아니다. 선수단은 독해졌다. 고된 일정을 끝내고도 개인 시간에 훈련을 했다. 저녁시간, 숙소 옆 공터에 모여 공을 뿌리는 선수들이 있는가 하면, 피트니스 센터를 찾아 개인 웨이팅 트레이닝, 유산소 운동 등 추가 연습을 하는 등 다양했다.
염원이 하나로 모인 이유에서일까. 분위기와 팀워크도 무엇보다 잘 작용했다. 경기에서 서로를 격려하는 것은 물론이고, 팀 내 자체 연습경기에서도 서로 욕심을 내며 긍정적인 경쟁 체제가 이뤄졌다. 선수단은 인터뷰에서 가을야구라는 이름으로 '역대급' 분위기라고 평가했다.
선배는 후배를 이끌고, 신인은 베테랑을 따른다. 또 감독과 선수들도 서로를 이해하며 제 역할에 집중한다. 이 과정에 불협화음이 없다는 것은 팀워크가 얼마나 단단해지고 있는지를 알려주는 대목이다. 여기서 주장인 이용규의 힘이 컸다. 지난해 경기를 뛰지 못하면서 '엄지척' 세레모니 등 팀을 위해 다양한 준비에 나섰다. 이를 통해 베테랑, 신인들의 팀 분위기에 활력을 돕고,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데에도 효과를 냈다.
한용덕 감독은 "이번 시즌 가을야구뿐 아니라 행복하고 영화 같은 야구를 보여드리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선수단이 한 마음, 한 뜻으로 경기를 치른다면, 재밌는 야구, 이기는 야구, 결과적으로 한화선수단과 팬들의 '가을야구' 염원이 이뤄지지 않을까. 조훈희 기자 chh7955@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