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민주당은 미래통합당의 위성정당 미래한국당 처럼 비례정당 자체 창당은 '꼼수'라며 선을 그어왔지만, 1당을 빼앗길 수 있다는 위기감 속에 결국 선거연합정당 참여 형식의 대응책 마련에 나선 것이다.
이날 민주당에 따르면 주권자전국회의 등 시민단체로부터 '미래한국당 저지와 정치개혁 완수를 위한 정치개혁연합(가칭) 창당' 제안서를 받은 뒤 비례대표 후보 파견 등 구체적인 방안을 구상 중이다.
강훈식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언론과 만나 "통합당과 같은 방식으로 (자체 창당을) 하는 것은 내부에 부작용이 많기 때문에 부정적"이라면서도 "다만, 외부에서 온 제안에 대해서는 면밀히 검토하는 단계"라고 비례대표용 정당 합류 검토를 부인하지 않았다.
이어 "머지않은 시점에 윤곽이 나와야 한다. 의원총회도 하고 최고위원회에서도 논의도 할 것"이라며 "작은 정당들이 (연대를) 해보자고 한다면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취지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본다"고 의미를 부였다.
김성환 당대표 비서실장도 "(비례대표 후보를) 우리 당 이름으로 낼지 연합정당의 이름으로 낼지는 정해지지 않았다"며 당이 사실상 연합정당에 합류하는 것으로 가닥이 잡혔음을 시사했다.
이에 대해 야당에선 거센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자체 창당이 아닌 연합정당 합류도 결국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취지를 훼손하는 '꼼수'와 다름없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미래통합당 전희경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국민들의 비난이 쏟아지자 처음엔 아니라고 손사래 치더니 이제는 시민단체의 이름을 빌리는 꼼수까지 동원하려 하고 있다"며 "정봉주 전 의원이 문재인 정신 계승 운운하며 열린민주당 을 창당할 때부터 속내를 드러냈던 것으로 코미디도 이런 코미디가 없다"고 공격했다.
민생당 박지원 의원 KBS 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서 "민주당이 야당들을 합쳐서 비례정당을 만들자는데 그것도 늦었다"며 "할 수는 있겠지만 명분이 없다. 지역구에서 승부를 보겠다, 꼼수는 안 쓴다고 비난해놓고 이제 (연합정당이) 생긴다면 말이 아니다"라고 힐난했다
정의당 심상정 대표도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비례민주당이든 연합정당이든 꼼수 정당"이라며 "연합정당은 진보 세력의 분열과 중도층 이반을 피해갈 수 없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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