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에서]'Say No to Raicism' 인종차별에 반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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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에서]'Say No to Raicism' 인종차별에 반대한다

  • 승인 2020-03-01 19:52
  • 신문게재 2020-03-02 22면
  • 금상진 기자금상진 기자
금기자
지난달 포르투갈의 축구리그에선 독특한 세레모니를 한 선수가 자진해서 퇴장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축구경기에서 선수가 자진해서 퇴장당하는 경우는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선수도 관중들도 어리둥절하게 만든 이 해프닝은 며칠 뒤 포르투갈 대통령까지 직접 나서 사태를 수습하는 일대 사건으로 확대됐다. 사연은 이렇다.

지난 17일 포르투갈 리그 비토리아 기마랑이스와 FC포르투의 경기가 펼쳐졌다. 전반 9분 원정팀 포르투가 선제골을 터트렸고 48분에는 홈팀 기마랑이스가 헤딩골로 응수했다. 공수를 주고받으며 흥미롭게 전개됐던 경기는 59분 포르투의 공격수 무사 마레가 그림 같은 칩슛을 선보이며 결승 골을 넣었다. 마레는 관중석 방향으로 달려가 자신이 팔을 툭툭 치는 세레모니를 선보였는데. 이를 지켜본 홈팀 일부 팬들이 마레의 세레리모니에 욕설을 퍼부으며 쓰레기와 의자를 그라운드로 던졌다. 마레 역시 같이 흥분하며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를 지켜본 주심은 마레에게 옐로카드를 내밀었다. 불필요한 행동으로 경기를 지연시켰다는 것이 주심의 의도였으나 마레는 강력히 항의했다.

마레의 세레모니는 인종차별적인 욕설을 내뱉은 팬들에게 '내 피부는 검은색이지만 실력은 출중하다'라는 의미였다. 마레는 동료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벤치에 교체를 요구하며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마레를 욕하던 팬들은 그가 경기장을 나가는 순간까지 야유를 퍼부었고 마레는 가운뎃손가락을 내밀며 받아쳤다.

경기 후 마레는 자신의 SNS에 "나는 인종차별 구호를 외치는 멍청이들에게 말하고 싶었다. 엿 먹어라! 나를 보호해주기보다 내 피부색을 보고 옐로카드를 꺼내든 심판이 고맙다"고 남겼다. 팬들은 마레의 글에 댓글로 응원을 보냈다. 포르투 구단은 마레에게 인종차별 발언을 한 축구팬을 처벌해줄 것을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발표했고 콘세이상 포르투 감독 역시 "축구계에 수치심을 준 슬픈 상황이다. 국적, 피부색, 키, 머리색에 상관없이 우리는 가족이고 인간이고 존경받아야 한다"고 항의했다. 사건이 확대되자 기마랑이스구단은 철저한 조사를 약속하며 'Say No to Raicism'(인종차별에 반대한다)는 영상을 홈페이지에 올렸다. 사과의 의미를 담은 영상이었다.



스포츠에서 인종차별은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국제축구연맹(FIFA)에서는 인종차별 행위를 범죄로 취급하고 있으며 국내 K리그에서도 주기적으로 인종차별 방지 교육을 하고 있다. 이런 조치에도 불구하고 경기장에서의 인종차별은 끊이지 않고 있다. 말로는 강력한 처벌을 외치고 있지만, 정작 가해자에겐 '경기장 출입 금지'정도의 솜방망이 처벌로 끝난다. 좀 더 현실적이고 강력한 처벌이 필요하다.

경기장에서 인종차별을 일삼는 팬들에게 묻고 싶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 '우사인 볼트',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 신이라 불린 홈런왕 '베리본즈' 이들의 피부색은 무슨 색인가?
금상진 기자 jod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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