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권에서 8년 만에 대한민국 의전서열 '넘버 2'인 국회의장 배출 가능성에 대해 지역 정가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수도권 중진들이 4·15총선 경선에서 잇따라 탈락하면서 나오는 전망이다. 지역에선 5선으로 이번 총선에서 단수 공천된 박병석 의원(대전서갑)이 국회의장 후보로 거론되는 데 당내 경쟁자의 강판에 따라 그 가능성이 조금 더 높아지지 않았느냐는 것이다.
물론 박병석 의원이 6선에 성공하고 민주당이 총선에서 1당이 된다는 가정에서 오가는 전망인데 충청 정치 전략 강화 기대감이 무르익어가고 있다.
정치권에 따르면 국회의장은 원내 1당이 내부 경선을 통해 단수 후보를 추천하고 본회의에서 추인하는 것이 그동안의 관례다. 당 내부경선에선 통상 '선수'가 중용된다. 이같은 관점에서 박병석 의원은 여당 내 유력 의장 후보군으로 꼽힌다.
이런 가운데 경쟁자로 꼽혔던 6선 이석현 의원(안양동안갑)이 얼마전 경선에서 민병덕 변호사에게 패했다. 또 다른 다선인 5선 이종걸 의원(안양만안)도 경선에서 강득구 전 경기도 연정 부지사에게 밀렸다. 같은당 5선 원혜영 의원은 이미 21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고 공천관리위원장을 맡고 있다.
박병석 의원은 20대 국회 후반기 의장 당내 경선에서 6선의 문희상 현 국회의장에게 석패 한 바 있다. 21대 총선에서 박병석 의원이 6선 고지에 오르고 민주당이 원내 1당이 된다면 박병석 의장은 의장 도전 '재선'에 나설 것이 분명해 보인다.
충청권의 기대감대로 박병석 의장이 의장이 된다면 충청권에서 지난 2012년 새누리당 소속으로 19대 국회 전반기 의장을 지낸 강창희 전 국회의장에 이어 8년 만에 의장을 배출하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정작 박병석 의원 측은 이같은 하마평이 지역 정가에서 오가는 것 조차 부담스러워 하는 눈치다. 코로나19로 인한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 특정 정치인의 정치행보를 거론하는 것이 주민 눈높이에 맞지 않다는 것이다.
박병석 의원실 관계자는 "코로나19가 확산하며 국가적으로 엄중한 시기에 자칫 주민들에게 불편함을 줄 수 있다"며 "지금은 주민들과 코로나19 극복방안을 마련하고 지역발전을 위한 그림을 그리는 데 주력해야 하는 시기"라고 말했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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