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희 행정산업부 기자 |
흔히들 쉽게 잊히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처음 그 사람들을 판단하는 기준이 되기도 한다. 굉장히 오만한 기준 같기도 하지만, 잊히지 않을 첫 인상을 위해 노력하는 사람도 있다. 내가 첫 인상에 신경 쓰지 않는다고 한들 상대방도 그렇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으니까 말이다.
소개팅 같은 것도 그렇다. 아이러니하게도 이전부터 만났던 사람이 아님에도 처음 만난 자리에서 만남을 지속할지 아닐지에 대한 여부를 결정한다.
결국 첫 인상은 나에게 남기는 잔상 같은 거다.
"이 문구가 적힌 걸 밖에 걸어놓을까요? 말까요?"
해당 팻말에는 '해당 가게는 코로나19 확진자가 다녀간 곳이 아닙니다'라고 적혀 있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다녀간 가게가 아니니 해명을 하고 싶지만, 섣불리 해명 했다가 처음 보는 사람들에게 잘못된 인식을 심어 줄 수 있다는 고민에서다.
취재 차 들린 대전 서구에 위치한 한 영업장에선, 결국 문의가 오는 손님들에게 직접 코로나19 확진자가 다녀간 곳이 아니라고 스스로 해명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다녀간 곳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첫 확진자가 다녀간 동선에 해당 가게가 기입 됐다는 것이다.
첫 번째 확진자가 이동한 동선은 대부분 동구 자양동이나 중구 은행동에서 이뤄졌다. 하지만 난데 없이 서구의 한 영업장 주소가 적혀 있었다.
심지어 해당 문서를 작성한 곳은 대전시가 아닌 엉뚱한 기관으로 파악됐다. 자료는 대전시에서 역학조사가 이뤄진 후에 발표된 '정확한' 내용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각종 커뮤니티 사이트와 SNS로 급속도로 퍼져나갔다. 그런 잘못된 자료를 먼저 본 시민들은 해당 가게를 '코로나19 확진자가 다녀간 곳'이라고 인식했다.
실제로 가게로 문의가 상당히 빗발치고 있다.
잘못된 정보로 인한 피해는 오로지 영업장에서만 감당하고 있는 상황이다. 해당 가게 업주는 이미 경찰 신고까지 마친 상태다. 매출에 타격이 있을 텐데도 가게 업주의 걱정은 그게 아니었다. 그 문서를 본 사람들이 여전히 자신의 가게를 그렇게 인식하면 어떻게 하냐는 문제였다.
공감이 됐다. 실제로 어디서 들은 정보가 꽤 자극적이라면 사실인지의 여부는 추후의 일이다. 심지어 그 정보가 어떻게 수정됐는지는 취재가 아니라면 크게 찾아보지 않는다.
다행스럽게도 잘못된 정보로 문서를 작성한 기관은 해당 가게를 찾은 것으로 전해진다.
고의가 아니었다는 점 등 충분한 사과를 통해 사건은 일단락 됐다.
하지만, 여전히 해당 업주를 만났을 당시 인터뷰 내용이 떠오른다.
"동네 장사잖아요. 인근 단골들이 해당 문서를 보고 저희 가게를 그렇게만 생각하면 어떡해요. 매출이야 모든 가게가 어려우니까…" 김소희 행정산업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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