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지나면서 하루 이틀 확진 환자까지 발생하지 않자, 그 이후 만난 병원 관계자들은 다들 한목소리로 '이번에는 나라가 정말 정신을 차린 것 같다', '초기대응이나 보고 시스템 등 메르스 때와 비교해보면 너무나 잘 진행되고 있다'는 얘기를 들으며 필자 또한 이제는 많이 달라졌다는 생각을 문득 하게 됐다.
사실 조금 놀라기도 했다. 매번 우리나라에 대해 안 좋은 얘기만 늘어놓는 사람들만 만나서 그런지, 우리나라의 칭찬이 어색했지만 그래도 천만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어느 날부터 전국지의 1면은 코로나19와 관련 없는 기사가 차지하면서 코로나19도 슬슬 종식을 향해 간다고 생각할 때쯤 비로소 올게 오고야 말았다.
'속보, 코로나19 대구 상륙', '속보, 대구 확진자 다녀온 교회서 확진자 다수 발생', '대구 확진자, 슈퍼전파자 되나?' 등등 시간마다 울리는 속보 소식은 필자를 절망감에 사로잡히게 했다.
한 때는 몇 번째 환자가 나왔는지 순서조차 파악이 가능했던 만큼 적은 확진 환자 수였지만, 이제는 국내에서 확진자가 800명이 넘어가고 8명의 사망자까지.
상황이 이 정도가 되고 대전에서도 확진 환자가 한두 명씩 나오자 평소 자주 연락하는 대전의 한 종합병원 관계자에게 전화했다.
최근 며칠간 밤새 고생한 게 뻔하니 통화 중에는 항상 힘내시라는 격려 응원을 전달했지만, 전화를 받자마자 한숨으로 시작해 격려조차도 어색한 통화였다.
앞으로의 대응 정책과 전망에 대한 분석도 파악하고 있으면서 그래도 모든 병원 관계자들과의 대화에서 항상 중심에 있는 주제는 자가격리자들에 대한 내용이었다.
"자가격리 조치가 취해지면 격리자들이 기본 수칙은 지켜줘야한다", "보건소 직원이 격리자 집 앞을 지키고 있을 수도 없지 않나" 등의 하소연하는 목소리는 대화 전체를 차지했다.
사실 코로나 19의 감염이 이렇게 퍼진 본질적인 원인에 대해서 깊게 들어가야 하지만, 그러다 보면 모든 사안에 가장 중심에 있어야 하는 필자조차도 문득 드는 생각이 있다.
'진짜 몇몇 사람 때문에 대전 내 의료진은 물론이고 폐쇄 조치된 자영업자는 무슨 죄야'
자주 돌아다니는 혈기왕성한 젊음을 이해하려 하고, 그만한 사정이 있을 것이라고 이해하려 했지만, 끝내 이해할 수 없었다.
필자 기준에는 그저 아주 몰상식한 사람들이고 강력한 처벌을 받아야 한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점점 이기적으로 변하는 시대상을 보여준 결과라고도 생각하지만, 단순히 필자의 현재 감정은 이렇다.
"나는 그런 당신들이 참 싫어요." 신가람 행정산업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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