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속으로]대전 규제자유특구 성공의 전제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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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속으로]대전 규제자유특구 성공의 전제조건

최수만 대전테크노파크 원장

  • 승인 2020-02-24 10:54
  • 신문게재 2020-02-25 22면
  • 이상문 기자이상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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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만 대전테크노파크 원장
2019년 11월 6일. 규제자유특구가 국무총리주재회의에서 확정됐다. 바이오메디컬 분야에서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대전시가 규제자유특구로 지정받았다. 대전시와 지역 바이오기업, 대학병원이 함께 준비해 이룬 쾌거이다. 대전 모든 시민이 환영해야할 만한 큰 뉴스임에도 불구하고 그 의미와 중요성을 이해하는 분위기는 다소 적은 것 같다.

결핵, 대장암, 치매, 알츠하이머 등 주요 질병을 손쉽고 빠르게 사전 확인할 수 있는 체외진단기기 제품을 만드는 대전의 바이오기업들과 대학병원들이 협업을 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대전의 바이오기업들은 유효한 임상검체를 구하기 어렵다. 그래서 제때 세계시장에 진출하지 못하고, 기술력은 세계적임에도 불구하고 임상실험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 바로 규제 때문이다. 정확히 말하면 병원, 의사만이 환자의 임상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하나는 신기술이 적용된 체외진단기기의 경우 장기간 평가, 임상문헌(논문급) 제출 의무 등 중·소 규모의 바이오기업들이 대응하기 어려운 게 업계의 실정이다.

현재 국가적인 위기로 다가온 코로나19 바이러스 사태도 우리 대전에 있는 바이오기업들이 그 임상검체를 빨리 확보할 수 있다면 최대한 빠르게 자가진단키트를 개발할 수 있게 된다. 실제 의심환자들에게 적용한다면 빠른 감염여부 확인과 효과적 격리를 통해 감염병을 빠르고 안전하게 관리할 수 있게 된다. 또한 진단된 임상검체 정보를 공동으로 활용해 코로나19 치료제, 백신 개발도 최대한 앞당길 수 있다. 그래서 의미 있고 중요한 대전시의 사업인 것이다.

바이오메디컬 규제자유특구가 성공한다면 대전의 바이오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 조기 진출해 산업경쟁력을 획득할 뿐만 아니라 체외진단기기의 조기 시장진입을 통해 결핵, 암, 치매 등 조기 발견으로 국민의 편익을 높이고, 건강보험료 부담도 덜어주고,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대전 시민들과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가져다 줄 수 있다.



성공에는 몇 가지 꼭 필요한 전제조건이 있다. 첫째, 규제자유특구제도 자체가 여전히 규제가 많은 상태의 불완전한 법, 제도, 규정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운영부처인 중기부가 강력한 정책적 의지를 가지고 최대한 빠른 기간 내에 규제를 혁파해야한다. 이미 시작된 규제자유특구 사업의 성공을 위해 우선 시급한 대로 시행령, 시행규칙 개정 등 중기부장관 재량이나 부처내규로 진행할 수 있는 부분은 정책명령으로 집행한다면 조기에 성과를 낼 수 있다. 둘째, 규제자유특구 사업예산 조기편성 및 집행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2년간 규제를 유예해 주기 때문에 빠른 사업진행을 위해서 필수불가결하다. 대전시와 공동운영기관들과의 협약이 마무리 되었지만 사업예산이 확정되기까지 시간이 걸리고, 또한 실제 집행되기 까지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 모른다. 물론 관계기관들이 이 사이에도 유기적으로 준비작업에 박차를 가하겠지만 사전검토 및 협의과정에서 1~2개월 등 행정절차가 너무 오래 걸리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사전준비가 끝나고 사업자 선정 후 실제 시스템개발에 2~3개월, 테스트와 수정기간 1~2개월을 거쳐서 공용데이터시스템 구축까지 1년 가까운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 셋째, 특정 규제자유특구 사업은 그 사업을 획득한 지방자치단체가 주도적으로 추진해야 하지만 업무협약(MOU)이나 기술협업 등을 통해 여타 지역과의 협업을 할 수 있도록 유연하게 운영의 묘(妙)를 살려야 한다. 규제자유특구의 목적이 1회성 규제특례가 아니라 그 산업의 발전과 파급효과에 있다면 더더욱 그러하다. 그래야 규제자유특구제도가 결실을 맺고, 그 성과가 전국가적으로 확산되어 최고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다.

4차산업혁명시대에 우리가 선진국, 경쟁국들 보다 좀 늦었지만 이 규제자유특구제도를 통해 새로운 대한민국의 역동성을 기대해본다. 그 시작이 대전이었으면 하는 강력한 소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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