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제공 |
목청껏 노래를 불렀다. 민요 가락에 흥겨워 친구와 난 덩실덩실 춤이라도 출 기세였다. 하춘화는 6살부터 가요를 불렀다고 한다. 열성적인 아버지의 뒷바라지로 일찌감치 가수가 된 것이다. 하춘화는 노래의 장르를 넘나든다. 민요, 트로트, 가요 가릴 것 없이 소화한다. 간드러지면서 흐느끼는 듯한 착착 감기는 창법이다. 고봉산이 작곡했고 백암이 작사했다. 지금은 월출산 아래에 '영암 아리랑' 노래비가 세워졌다고 한다. 친구와 난 일단 월출산 아래 민박집에서 하룻밤 잤다. 비수기여서 우리만 묵어서 썰렁했다. 다음날 아침 일찍 일어나 월출산을 오르는데 혼자 여행온 우리 또래의 남자가 보였다. 마침 아침을 먹고 있었다. 버너, 코펠도 갖고 다니는 걸로 봐서 장기 여행중인 것 같았다. 간단한 인사를 나누고 우린 산을 올라갔다. 그런데 친구는 그 남자가 맘에 들었다. 친구 스타일이었다. 친구가 산을 오르면서 좀 아쉬워하는 눈치였다. 내가 연락처라도 물어보지 그랬냐고 살짝 핀잔을 줬다. 명랑한 친구지만 그런건 또 수줍어하는 성격이라 '미수'에 그치고 말았다. 기쎈 월출산을 오르면서 우린 또 구성지게 '영암 아리랑'을 불러 제꼈다. '달을 보는 아리랑 님 보는 아리랑~.'
우난순 기자 rain4181@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