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정 시인 |
정치를 하시는 분들은 여러분을 유권자라고 부릅니다. 유권자나 주권자나 큰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시를 쓰는 저의 입장에서 보면 느낌이 제법 다릅니다. 이런 말을 하려고 글을 쓰는 것은 아닌데 라떼처럼 무언가 가르치려고 하고 있는 것 같아 넘어갑니다.
일부 정치인들이나 언론에서 "교실 정치가 우려된다. 공부를 해야 할 교실에서 정치 이야기가 나와서 되겠느냐!" 등 이런저런 이야기들이 흘러나옵니다. 우려하는 마음,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저는 이런 분들과 생각이 좀 다릅니다. 18세 청소년들에게 선거권을 줬으면 그에 합당한 대우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무조건 우려를 금치 못하겠다고 한다면 자신의 주권을 처음 행사하는 18세 주권자님을 무시하는 행위라고 여겨집니다.
절대로 가르치려는 의도가 있는 것이 아니라고 다시 한 번 동의를 구합니다. 그렇다고 제가 여러분보다 세상 경험이 많다고 이러는 것도 아닙니다. 단지 나이를 먹었다고, 자연스럽게 라떼 그룹에 들어간 것 같아, 억울한 마음이 들어서 하는 소리라고 여겨주세요.
교실이 되었든, 집이 되었든, 어떤 장소가 되었든 먼저 어떤 분을 찍으면 좋겠느냐는 질문이나 의견을 묻는 말씀은 안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내가 도저히 판단이 서지 않는다고 여겨질 때 어쩔 수 없이 질문이나 의견을 청취해야 한다면 부모님이 되었든 선생님이 되었든 이웃이 되었든 주권자님이 생각할 때 라떼라는 생각이 들면 이런 분들에게는 질문을 하지 않는 편이 좋습니다.
우리 지역에 어떤 분이 출마를 했는지 주권자님은 금방 검색을 통해 여러 공약들을 확인이 가능합니다. 공약이 어렵다고 생각하시는 분이 있다면 국어나, 영어, 수학 문제를 생각해 보시면 됩니다. 님은 국어 지문을 읽고 문제를 푸는 분입니다. 영어 듣기 평가를 하고 지문을 독해해서 문제를 푸는 분이 아닙니까. 수포자(수학포기)도 있지만 어찌 되었든 인수분해 보다 공약을 이해하는 것이 쉬울 수 있습니다.
나는 국어 시험도 빵점 맞고, 영어 지문은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고, 수학은 초등학교 3학년 이후 문제를 풀어 본 적도 없다는 주권자님도 있을 수 있습니다. 이런 분도 공약에 대해 이해 못할 것이 없습니다. 여러 분은 라떼들보다 훨씬 잘하는 것이 휴대전화를 다루는 능력입니다. 더불어 검색 능력도 대단합니다. 이런 첨단 장비를 사용해 보세요. 누구를 찍어라. 어느 당을 찍어라. 어느 당은 안 된다. 이런 라떼들의 말은 듣지 마시고 주권자님의 삶에 도움이 되는 공약, 앞으로 가야할 길에 카펫은 깔아주지는 못하더라도 방해를 하는 분은 선택에서는 안 되겠지요.
18세 주권자님, 여러분들 중 학생도 있을 것이고 어떤 분은 어떤 이유에서 직업을 가지고 있는 분도 있을 겁니다. 비록 학생 신분이라고 해도 그래서 경제적으로 독립을 못하고 있다고 해도 내 길을 가는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분을 누군가 추천을 하거나 밀어붙이면 "나도 주권자다 나를 대신해서 내 이익을 위해 일하는 분은 내가 판단해서 뽑겠다" 고 조근조근 말씀하셨으면 합니다.
꼰대 소리를 듣더라도 한 말씀만 더 드리겠습니다. 후보들 공약 찾아볼 시간에 단어 하나 수학 문제 하나 더 풀어야 한다고 말하는 라떼가 있으면 이런 말로 대응해도 괜찮습니다.
"한두 시간 투자해서 지금 내가 사는 세상이 조금만 더 좋아진다면 영어 단어 하나 못 외워도 수학 문제 하나 풀지 못해도 괜찮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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