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성공회 유낙준 의장주교 |
그 여성의 강의는 지구의 심각한 오염으로 기후, 토양, 생물 다양성, 생화학적 순환이 회생 불가능한 것으로까지 임박했다는 포츠담기후영향연구소의 보고로 시작했다.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어른들은 지속 가능한 미래가 가능하다고 외치고만 있다고 지적했다. 기후가 변화됐고, 토양이 오염됐고, 생물이 죽었고, 순환이 이루어지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지구가 지속 가능하다는 어른들의 주장을 신뢰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보틴은 자신들의 인생을 어른들에게 맡길 수 없다는 뜻을 함께하는 청년들과 함께 스스로 자신들이 원하는 미래를 세우기 위해 '변화의 가능성' 프로젝트를 제안해 실행 중이다. 기성 정치권의 문제 해결능력에 대한 신뢰감을 가질 수 없어 제도권 밖에서 행동을 취하게 된 것이라 설명했다. 사회기후운동의 일환으로 '미래를 위한 금요일 (Friday for Future, 이하 FFF)'은 독일의 기후 보존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19년 초부터 매주 수십만 명의 젊은이들이 모여서 시위를 하고 있다. 이들의 주장은 지구의 온난화를 섭씨 1.5도로 제한하기로 정한 파리기후협약을 준수하라는 것이다.
또한 FFF는 "모든 국가는 인간의 기본적인 삶의 조건을 보존하는데 헌신해야 한다"는 지속 가능한 발전목표의 효과적이고 신속한 이행을 촉구하고 있다. 16세에서 27세까지의 청소년 100명이 7일간 유스호스텔에 머물면서 6가지 주제(소비, 지속 가능한 농업 및 영양소의 순환, 이동수단, 기후변화 속의 삶, 교육, 직업)에 대해 전문가들을 초청해 듣고 논의하고 질문하면서 자신들에게 닥친 문제를 어른들에게만 맡기지 않고 자신들의 숙제를 여러 도시를 돌면서 풀기 시작한 것이다.
FFF의 특징을 보면 한 전문가의 말만 듣고서 자신들의 미래를 결정하지 않고 다양한 전문가의 의견을 듣고 토론해 결정하는 방식을 택했다. 한 전문가의 최종 보고서에 자신들의 삶을 맡기는 듯한 어른들의 결정방식과는 다른 것이었다. 융복합 적인 방법을 가지고 자신들의 인생을 결정하는 방식을 택한 FFF는 확실히 기성세대들의 방식과는 전혀 다르다. 인생은 아주 복잡한 것인데 어른들이 너무 단순화시키는 것에 대해 그들은 그런 익숙한 것을 따르지 않는다. 그들은 젊은이 스스로가 자신의 인생길을 찾아가고자 하는 길을 모색하고 있다.
어른들의 미래를 위한 계획서가 평면적이라면 FFF의 미래를 위한 계획서는 입체적이었다. 어른들이 만든 미래는 끝이 나는 미래지만 FFF가 만드는 미래는 끝이 없는, 즉 끝이 나지 않는 미래라고 한다. 이것이 지속 가능하지 않은 어른들의 미래비전과 달리 자신들이 찾는 지속 가능한 미래라는 것이다. FFF의 회원은 30세 미만인데, 이들이 자신들의 미래를 스스로가 만들겠다 하니 독일 정부의 어른들은 무엇을 하고 있느냐고 질문을 던졌다. FFF는 독일이 잘 살려면 다른 나라 아프리카와 아시아와 함께 협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틴이라는 독일 여성청년이 청년의 미래를 세우는 모습이 보며 감동을 받았다. 어른으로 살아가는 것이 한국 청소년들에게 부끄러운 마음이 들었다. 독일 정부의 어른들이 청소년들을 대하는 관용적인 자세가 없는 것이 한국의 상황과도 같이 내 눈앞에 펼쳐졌다. 그들이 말하는 것처럼 한국도 잘 살려면 아시아, 아프리카, 세계 여러 나라 국가와 함께 가는 길을 찾아야 한다. 미래를 찾아가려면 이런 맑은 영혼을 가진 청소년, 청년들을 만나야 하지 않을까./대한성공회 유낙준 의장주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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