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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리 팔리 지음│레인 말로우 그림│김영희 옮김│바둑이하우스
수리부엉이는 암수가 짝을 이뤄 노래를 부르는 새다. 따뜻한 봄날에 번식하는 많은 조류와 다르게 늦겨울이 짝짓기 철이다. 2월 지금, 암수가 주고 받으며 내는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이유다. 합창에 정해져 있는 '성부'처럼 수리부엉이는 각자 파트를 나눠 사랑의 화음을 완성한다.
주인공 수리부엉이 뚜우는 혼자 울고 있었다. 밤에 먼 곳에서 들리는 다른 부엉이들의 소리는 '부우-엉'하고 울리는데 뚜우의 입에서는 '엉'만 나왔다. '나만 외톨이야!' 눈물을 삼키던 뚜우는 노래 짝꿍을 찾아 나선다. 어두컴컴한 숲속으로 훨훨 날아갔을 때, 어디선가 '부우'하는 아름다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소리를 따라 가보지만 같은 수리부엉이가 아닌 사슴 무리, 오소리, 여우만 만난다. '부우'하고 우는, 뚜우의 반쪽은 어디에 있는 걸까.
같이 소리 맞춰 노래해 줄 짝꿍을 찾는 뚜우의 비행은 자연의 섭리와도 이어진다. 수리부엉이가 소리 내 우는 이유는 짝짓기일수도, 적에게 경고를 하는 걸 수도, 혹은 새로 태어난 아기 부엉이를 가르치는 걸 수도 또 다른 알 수 없는 신기한 이유일 수도 있다. 다양한 이유로 두 부엉이가 힘을 합쳐 화음을 완성하는 모습은 사람 사이의 화합도 떠올리게 한다. 서로의 소리를 내면서, 상대가 내기 힘든 소리를 도와줌으로써 하나의 소리를 완성하는 일. 다정한 울림이 책 너머로 전해진다.
박새롬 기자 onoi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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