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대전시교육청 앞에서 열린 S여학교 비위 진상조사 요구 기자회견에서 한 피해학생 학부모는 울먹이며 호소문을 낭독했다. 학부모들을 비롯해 시민단체는 이날 교육청의 책임있는 후속 조치를 요구했다.
해당 학교 교사가 학생들에게 저지른 행동은 글로 다시 옮기기 어려울 정도로 끔찍하기 짝이 없었다. 중년의 성인 남성이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성적 접촉을 시도했다는 것이 충격적이었다.
학생들은 교사와 학생이라는 수직적 구조 속에서 피해를 입고도 참아야만 했다. S여학교 성비위는 지난 2016년 사건이 처음이 아니지만 당시 미온적인 처벌로 유야무야 돼 이후 지속적으로 성비위가 발생했다. 익명을 요구한 제보자에 따르면 지난해에도 교사들의 성희롱 발언은 지속됐다.
사건을 취재하는 과정에서 "지난 2018년에도 스쿨 미투로 조사받던 교사가 명을 달리 한 사례가 있다. 2차 피해가 나지 않도록 보도에 유의 부탁 드린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사실과 다른 보도로 무고한 사람이 피해를 입어서는 안 된다. 하지만 S여학교 성비위 사건은 명백히 교사와 학교의 잘못이다. 악의적인 보도가 아니다.
어쩌면 조카뻘, 손녀뻘이 될 지도 모르는 어린 학생들에게 음담패설을 일삼고 스킨십을 한 그들은 교사 자격이 없다. 성비위 사건이 발생했는데 이를 쉬쉬하려고 한 학교 역시 엄중하게 책임을 져야 한다.
성비위는 더욱 엄격하게 조사하고 무거운 처벌을 내려야 한다. 더욱이 그 피해자가 미성년자일 경우 더 무거운 벌로 다스려 경각심을 심어줘야 한다. 자신보다 사회적 지위가 낮은 사람을 상대로 성비위를 저지르는 것이 얼마나 부끄럽고 인간 이하의 행동인지 깨닫도록 강력한 처벌이 필요하다.
익명을 꼭 보장해달라고 두려움에 떨며 제보하던 학생들의 목소리가 생생하다. 내 아이가 험한 꼴을 당하는 것도 모르고 있었다며 마음이 찢어진다는 학부모의 눈물이 아직도 잊히지 않는다.
성폭력은 개인의 인격을 살해하는 것과도 같다. 더는 '딸 같아서, 조카 같아서 그랬다', '위로해주려고 토닥였다'는 변명으로 미성년자에게 욕구를 표출하는 사건은 발생해서는 안 된다. 딸 같다면, 조카 같다면 오히려 더 조심스럽게 대했어야 했다.
선생 자격이 없는 사람들은 당장 교단에 설 수 없도록 조치를 취하고 피해 학생들이 입은 정신적 상해를 보상해줘야 한다. 또 학생들의 상처가 트라우마로 남지 않도록 지속적인 돌봄 역시 필요하다.
김유진 교육과학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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