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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대전을 비롯한 전국의 책 판매 비율은 인터넷서점이 50% 이상을 잠식한 상황이다. 이대로라면 대형 인터넷서점 앞에 지역서점은 오롯이 폐점으로 맞설 수밖에 없는 현실에 처했다.
이에 문화계는 지역서점의 생존과 올바른 도서 생태계 조성을 위해 지자체 차원의 현실적인 대비책을 만들어야 한다는 조언을 쏟아내고 있다.
대전시에 따르면, 대전지역 서점은 수년 전만 해도 380곳에 달했으나 2019년 기준으로 117개 정도밖에 남지 않았다. 이 가운데 한국서점조합연합회에 등록된 지역서점 인증 회원은 73곳, 신규로 등록된 독립서점은 16곳뿐이다. 그러나 이마저도 폐점을 딛고 유지될 것으로 전망되는 곳은 손에 꼽힐 정도라는 게 소상공인들의 얘기다.
이옥재 대전지역서점조합장은 "책마저도 인터넷 판매 비율이 50%를 넘어가면서 소매인들의 상한분기점을 넘어버렸다. 작년에 폐점된 곳만 십여 곳"이라며 지역서점의 안타까운 현실을 전했다.
중소벤처기업부가 지난해 10월 서점업을 생계형 적합업종으로 지정하고, 서점의 매출 감소와 폐업 증가 등 취약성을 고려할 때 안정적인 보호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도 지역서점의 위기론을 방증하는 셈이다.
대전시가 지난 3일 '지역서점위원회'를 발족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지난해 10월 공표한 지역서점 활성화 조례에 따른 것으로, 8인으로 구성된 위원회는 향후 지역서점 부활을 위한 현실적 대응책을 제시할 예정이다.
위원장으로 선출된 강신철 희망의 책 대전본부 이사장은 "위원회의 역할을 지역서점을 살리는 일이다. 지역서점을 문화 정책적 차원에서 바라보고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선 서점을 문화적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는 제도, 서점 소상공인의 경제활동과 영위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지역서점을 위한 첫 번째 과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옥재 지역서점위원이자 대전지역서점조합장은 "지역화폐를 활용해 도서 구입에 혜택을 주는 방안을 찾고, 지역서점이 함께 인터넷 판매를 할 수 있는 길도 모색해보자"고 말했다.
3일 위촉식과 첫 토론을 연 위원회는 책을 통해 연결될 수 있는 문화와 경제적 선순환 제도가 필요하다는 공통적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전시 관계자는 "타 시도에서 추진하고 있는 지역서점 인증사업, 문화공간지원사업, 희망도서 서점 대출 등 다양한 계획들이 우리 지역에 어떻게 적용될 수 있는지 전문위원들과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희망의 책 대전본부는 '우리대전같은책읽기' 선정을 기존 1권에서 올해는 3권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어린이 분야, 대전작가, 대전시민 함께 읽을 책으로 세분화해 책 읽는 대전, 지역서점의 활성화를 만들어간다는 목표다.
이해미 기자 ham7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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