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혁 작곡가 |
우리에게 이날은 일제 강점기 우리민족에 대한 사랑을 실천한 안중근의사의 사형선고일이다. 평생 민족의 사랑을 실천하며 헌신 하신 안중근 의사이기에 의미가 있다. 이렇게 2월 14일은 발렌타이누스와 안중근의사를 통해 사랑이라는 공통분모를 갖게 된 '사랑의 날'이 됐다. 지금부턴 음악가들의 사랑 얘기를 해보자.
19C 중엽 독일 츠비카우의 출신의 조숙한 청년이 있었다. 많은 책을 읽었고 매우 사색적인 사람이었다. 그는 하이델베르크 대학에서 법학을 공부하고 있었으나 음악에 대한 열정 때문에 라이프치이로 와서 프리드리히 비크에게 피아노를 배웠다. 여기에서 비크 교수의 딸 클라라를 알게 되고 운명적인 사랑에 빠진다. 여러 가지 어려움을 딛고 그는 결국 결혼에 성공한다. 그는 결혼을 앞두고 그녀에게 연가곡 '미르테의 꽃(Myrthen Op.25)'를 선물했다. 이 곡의 첫 번째 곡 'Widmung(헌정)'이 유명하며 많은 작품이 이 여인으로부터 영감을 얻는다. 피아노 모음곡 '어린이의 정경(Kinderszenen)' 그 예다. 이 이야기는 로베르트 슈만 (Robert Schumann)과 클라라 슈만 (Clara Josepine Schumann)의 사랑 이야기다. 클라라는 남편의 사후에도 그에 대한 마음을 평생안고 살았다.
그런데 이 둘 사이에 플라토닉 한 사랑을 간직한 사람이 있었다, 그는 브람스(Johannes Brahms)였다. 그는 슈만의 부인 클라라 슈만을 사모하게 된다. 그런데 브람스를 유럽음악계에 소개한 이는 슈만이었다. 그래서 인지 그는 클라라 슈만에 대한 사랑을 '존경과 경애'로 표현했다. 브람스는 그의 '피아노 소나타 2번(Op2)'을 클라라에게 헌정했다. 슈만의 사후에도 그는 클라라의 슈만과 그녀의 자녀들을 돌보아주며 평생 독신으로 살며 플라토닉 사랑을 했다.
우리나라와 민족에 대한 사랑을 안고 살아온 작곡가 중 한사람으로 윤이상 선생을 들 수 있다. 그는 격변의 역사 속에 '상처 입은 용'으로 민족애가 깃든 작품 활동을 한 작곡가였다. 일제에 항거해 무장 독립투쟁에 참가했고, 해방 후 군부독재의 핍박 속에서도 그 사랑은 변치 않았다. 그는 독일에서 생을 마감하기 까지 민족과 통일을 위해 음악으로 헌신했다. 이렇게 할 수 있었음은 그의 평생의 동반자 이수자 여사가 있었기 때문이다.
끝으로 베토벤(L.v.Beethoven)이다. 베토벤은 독신으로 살며 작품 활동을 했다. 그러나 그도 여인을 만나 사랑하고 이에 얽힌 작품을 썼다. 피아노 소나타 14번 '월광'이 대표적이다. 그런데 그에겐 한 가지 수수깨끼가 있다. 그것은 '불멸의 연인'이다. 그의 글에 여러 번 언급된 이 여인은 지금도 음악학자들이 그녀가 누군지 찾고 있다.
또한 그는 보편적 인류애를 갖고 있었다. 베토벤은 "나는 인류를 위해 좋은 포도주를 만들어내는 바커스다"고 했다. 이렇게 결실을 맺은 작품이 교향곡 9번 '합창'이다. 이곡을 통해 인류를 향한 베토벤의 멋진 포도주를 맛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고금을 통해 음악가에게 사랑은 불멸의 주제이다. 그들은 우리에게 사랑에 관련된 많은 작품들을 남겼다. 사랑은 강하다. 심지어 요즘 우리를 불안하게 하는 신종 코로나도 극복 할 힘 있다. 사랑의 음악과 함께 코로나도 극복해보자. 그리고 올 발렌타인데이에는 사랑의 표현을 초콜릿이 아닌 음악으로 표현 하는 것은 어떨까? 음악은 사랑의 묘약이고 큐피트의 화살이기에. 이번 발렌타인데이엔 음악에 사랑을 실고 수줍은 고백을 해보자. Happy Valentine's Day! 안성혁 작곡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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