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과내일] 플라스틱 시대에 살아남기

  • 오피니언
  • 오늘과내일

[오늘과내일] 플라스틱 시대에 살아남기

노황우 한밭대 교수

  • 승인 2020-02-09 12:13
  • 수정 2020-02-10 09:21
  • 신문게재 2020-02-10 23면
  • 조훈희 기자조훈희 기자
노황우
노황우 한밭대 교수
인류의 역사를 석기 시대, 청동기 시대, 철기 시대로 구분한다면 현대는 '플라스틱 시대'라는 말이 있다. 플라스틱은 우리가 일상에서 사용하는 의류, 컴퓨터, 자동차, 가구 등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으며 플라스틱의 발명은 혁신적인 포장기술의 발전으로 이어져 식품의 장기보관과 유통도 가능하게 해 인구의 폭발적 증가와 인류의 삶을 풍요롭게 하도록 이바지했다.

플라스틱(Plastic)의 어원은 고대 그리스어인 '플라스티코스(plastikos)'에서 유래하였다. 즉, '주물이나 조형이 가능하다'는 뜻이 있는데 이는 원하는 모양으로 가공이 가능한 물질을 말한다. 최초의 플라스틱은 1855년 알렉산더 파크스(Alexander Parkes, 1813~1890)에 의해 발명됐다. 플라스틱은 석유에서 추출되는 원료를 결합해 만든 고분자 화합물로, 결합 또는 제조 방식에 따라 성질이 다른 몇백만 가지 종류로 분류된다. 플라스틱은 값이 저렴하고 가공이 자유로워서 우리의 일상용품에 많이 사용된다. 하지만 모든 일에는 대가가 있듯, 우리가 사용하는 플라스틱은 일상에 편리함과 풍족함을 줬지만 플라스틱으로 인해 현재 인류와 지구의 생물 종은 생존의 위협을 받고 있다.



우리나라 국민의 1인당 플라스틱 연간 사용량은 132.7㎏으로 세계에서 가장 많이 소비하고 있으며 플라스틱 폐기물 발생량도 2017년 기준 연간 790만 톤으로, 5년간 30%가 증가했다.세계에서 년간 버려지는 플라스틱 폐기물의 양은 1300만 톤이며, 이 중 많은 양의 플라스틱들은 재활용 없이 바다로 흘러 바다 생물들에게 위협이 되고 있다. 유엔환경계획(UNEP)은 해양 플라스틱 폐기물의 독성물질이 인체에 유입돼 암 또는 불임을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플라스틱 폐기물이 잘게 쪼개어져 만들어진 미세플라스틱은 환경 문제를 증가시키는 요인으로 바람을 타고 100㎞ 이상 이동할 수도 있어 북극 눈 1ℓ에서 1만여 개의 미세 플라스틱이 검출됐고,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의 연구에 따르면 나노 단위로 쪼개진 미세플라스틱은 모든 기관에 흡수될 수 있고 혈액, 태반 장벽, DNA 세포까지 침투할 수 있다고 한다.



플라스틱 제품을 유연하게 하는 가소제(DEHP)는 세계자연기금(WWF)이 환경호르몬 67개 물질 중 하나로 분류했고 사람에게 암·생식기능 장애 등을 초래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모유를 먹는 우리나라 신생아의 8%가 환경호르몬의 일종인 DEHP(다이에틸헥실프탈레이트)를 하루 섭취제한량 이상 먹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우리가 생활에서 사용하는 컵라면, 종이컵에도 플라스틱이 사용되는데 액상의 식품을 담을 수 있도록 폴리에틸렌(PE) 필름이 안쪽 면에 코팅돼 있다. PE는 PVC보다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알려진 물질로 미국 FDA는 HDPE(고밀도 폴리에틸렌)가 식품용도로 적합하다는 판정을 내리기도 했다. LDPE는 독성으로부터 어느 정도 안전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미량의 환경호르몬 PFOA가 검출된 적 있다. PFOA는 인체 유해성에 관한 직접적인 연구 결과는 없지만 현재까지 동물실험과 직업적 노출로 인해 밝혀진 건강 영향은 뇌와 신경, 간에서 독성을 나타내고 생식기능과 면역력, 갑상선 호르몬에 영향을 준다고 한다.

환경호르몬은 전 세계적으로 생물 종에 위협이 될 수 있는 물질로 오존층 파괴, 지구 온난화와 함께 세계 3대 환경문제 중의 하나다. 환경호르몬(endocrine disrupters)은 '인체의 내분비 계통에 이상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는 물질을 통틀어 이르는 말'로 생식기능과 면역기능을 약화 또는 파괴하거나 기형 성장 장애 등을 가져오는 유해 화학물질로 후대에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

우리는 플라스틱 시대에 살고 있다. 플라스틱시대에 살아남기 위해서는 생활습관과 소비를 바꿔야 한다. 일상생활에서 되도록 플라스틱 재질의 용기사용을 될 수 있는 대로 삼가하고 랩 등 일회용 식품 포장과 전자레인지를 이용한 조리를 줄여야 한다. 또 간편하게 섭취하는 컵라면, 캔 음식 등 가공식품의 섭취빈도를 낮추어야 체내에 비스페놀A 증가를 막을 수 있다. 어린이나 청소년들에게 좋은 식품습관을 물려주는 것은 미래를 위해 부모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이다. /노황우 한밭대 교수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충남경찰 인력난에 승진자도 저조… 치안공백 현실화
  2. 대전시와 5개구, '시민체감.소상공인 활성화' 위해 머리 맞대
  3. 세종시 '학교급식' 잔반 처리 한계...대안 없나
  4. [한성일이 만난 사람]여현덕 KAIST 기술경영전문대학원 인공지능(AI) 경영자과정 주임교수. KAIST-NYU 석좌교수
  5. 인도 위 위협받는 보행자… 충남 보행자 안전대책 '미흡'
  1. 세종시 도담동 '구청 부지' 미래는 어디로?
  2. 세종시 재정 역차별 악순환...보통교부세 개선 촉구
  3. 대전 교육공무직 파업에 공립유치원 현장도 업무공백 어려움
  4. 세종시 '공동캠퍼스' 미래 불투명...행정수도와 원거리
  5. ‘대전의 밤은 낮보다 화려하다’

헤드라인 뉴스


집현동 세종테크밸리 유치 전략 주효...8개 기업 유치

집현동 세종테크밸리 유치 전략 주효...8개 기업 유치

집현동 세종테크밸리 내 기업의 이탈 방지와 투자 유치에 공을 들여온 세종시. 올 하반기 전격 도입한 '첨단기업 유치 임차료 지원사업'이 모두 8개 기업 유치로 결실을 맺고 있다. 지원안은 타 지역에서 본사 이전 또는 공장, 연구소를 테크밸리로 신설하는 기업을 대상으로 한다. 핵심은 2년간 임차료 4000만 원, 사무실 공사비 500만 원 지원에 있다. 또 지원 기업은 시 지원과 별개로 임대기업으로부터 2년 계약 기준 총 6개월의 임대료 무상혜택(렌트프리)을 추가 제공받을 수 있다. 시는 이를 토대로 지난 8월 첫 번째 사업 참여 모..

충주 옛 조선식산은행, `관아골 아트뱅크`로 내년 새출발
충주 옛 조선식산은행, '관아골 아트뱅크'로 내년 새출발

충주 옛 조선식산은행 건축물이 '관아골 아트뱅크'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2026년 문화예술 복합공간으로서 새롭게 문을 연다. 17일 충주시에 따르면 성내동에 자리한 옛 조선식산은행 건축물은 1933년 목구조와 서양식 석조 방식이 혼합돼 지어진 독특한 근대식 건축물로, 철거 여부를 두고 갈등을 빚어왔으나 2017년 5월 문화재청이 등록문화재로 지정하며 보존 가치가 공식 인정됐다. 새 명칭인 '관아골 아트뱅크'는 성내동의 옛 별칭인 관아골과 예술가·청년 창작 활동의 기반을 의미하는 아트뱅크를 결합해 지어졌다. 시는 이 공간을 '역사와 문..

[기획시리즈] 2. 세종시 신도시의 마지막 퍼즐 `5·6생활권` 2026년은?
[기획시리즈] 2. 세종시 신도시의 마지막 퍼즐 '5·6생활권' 2026년은?

2026년 세종시 행복도시 신도시는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할 수 있을까.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이하 행복청)이 지난 12일 대통령 업무보고를 거치며, 내년 청사진을 그려냈다. 이에 본지는 시리즈 기사를 통해 앞으로 펼쳐질 변화를 각 생활권별로 담아내고자 한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1. 행정수도 진원지 'S생활권', 2026년 지각변동 오나 2. 신도시 건설의 마지막 퍼즐 '5~6생활권' 변화 요소는 3. 정부세종청사 품은 '1~2생활권', 내년 무엇이 달라지나 4. 자족성장의 거점 '3~4생활권', 2026년 던져진 숙제..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딸기의 계절 딸기의 계절

  • 보관시한 끝난 문서 파쇄 보관시한 끝난 문서 파쇄

  • `족보, 세계유산으로서의 첫 걸음` '족보, 세계유산으로서의 첫 걸음'

  • ‘대전의 밤은 낮보다 화려하다’ ‘대전의 밤은 낮보다 화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