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을 짓지 않고 복을 받는 것은 한계가 있다. 또한 복을 받기 위해 복을 짓지는 않는다. 경제적인 부(富)가 많은 사람은 돈으로, 또는 육체적인 봉사로, 아니면 재능 봉사로 다양한 방법으로 복을 지어 낸다. 여러 가지로 힘든 형편에 있는 사람들도 나름의 방법으로 후원하기도 하고 봉사를 명목으로 열심히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사람들도 많다. 드러내는 사람들, 드러내지 않으려고 애쓰는 사람들 다양하다. 그 모든 사람들의 마음은 참으로 귀하다.
'내가 할 수 있는 봉사가 무엇일까?' 아니면 '내가 다른 사람들에게 후원을 받는다면 어떤 후원을 받고 싶은가?'를 생각해 본 적이 있다. '역설'이란 단어가 떠오른다. 더 깊게 '역설을 통한 이득'을 생각해 보게 된다. 역설을 쉽게 표현하자면, '싫은 사람을 거부하면서 그 사람이 다가오기 바라는 마음, 미운 사람 떡 하나 더 주는 것'이라고 이해하면 된다.
'인간은 이기적이다'라는 전제를 아무리 부정해도 부정할 방법이 없다. 그것을 부정하였을 때는 분노하고 억울해 하고, '일상 속의 버럭이'가 되는 기분으로 살아야 할지도 모른다. 필자 또한 지쳐서 또 쓰러지면서 결국 인정하게 되는 순간도 맞이했던 경험이 있다. '나'란 인간도 모순 덩어리, 가식 덩어리였음을 인정하게 되면 세상을 바라보는 마음이 편해진다.
우리는 사회 속에서 관계를 맺게 된다. 사회는 '가정'이란 집단에서 시작한다. 서로의 관계를 통해서 얻어지는 이득은 '신뢰'이다. 신뢰하기 때문에 의지하고 투정부리고 나누고 함께 기뻐할 수 있다. 그 이득이 내적이든, 외적이든 무엇이든 상관없다. 편안함, 안정감, 신뢰, 뿌듯함, 행복감, 감사함, 경제적인 활동, 정보제공 등 여러 가지 이득으로 인연을 맺게 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득, 관계, 인연이 '복 짓는 것과 무슨 관련이 있을까' 하고 고개를 까우뚱 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자연의 법칙처럼 양육강식은 동물의 세계에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인간 세계에도 본능처럼 존재한다. 강자는 약자에게 강하고, 강자에게 약하다. 그들은 배우지 않아도 본능적으로 약자와 강자를 구별한다.
복 짓는 일은 강자가 약자를 괴롭히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그들의 세계에서 잘 살길 바라는 진실된 마음이다. 선(善)을 베풀지 않아도 된다. 그 어떤 것도 행(行)하지 않아도 된다. 단지, 그들 주변에서 자신의 성장을 위한 도구로 타인의 마음을 이용하지만 않아도 그것은 복 짓는 일이 될 것이다. 자신을 채우고 채워도 부족해서 더 많이 가지려고 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그들은 자신의 행동을 잘 알지 못할 수 있다. 즉 거짓된 모습으로 잘 다듬어져 있어서 타인의 눈속임에 능숙하기 때문이다. No.(아니오) 라고 힘들게 답했을 때 그대로 내버려 두고 물러서 준다면 그들은 '복 많은 일'을 한 것이나 다름없다.
어느 상황에서 약자가 강자가 될 수 있고, 강자가 약자가 될 수 있다. 각자의 위치에서 역할에 충실하며 성실함이 결국 타인을 도와주는 일이며 복 짓는 일이다. 강자와 약자를 구별하는 방법은 없다. 우리가 흔하게 말하는 외부로 보여 지는 모습이 아닌 자신의 능력이나 특성에 대해 긍정적인 관점과 낙관적인 성향 그리고 진정성을 가진 사람이 바로 강자일 것이다.
복(福) 짓는 일 중 '가족에게 잘하는 것'이 우선시 되어야 한다. 가족의 마음을 힘들게 하지 않는 일이 '최상의 복(福)'을 짓는 일이다. 상처 주었던 날들을 반성하며 '다시는 그러지 않겠노라'고 다짐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다짐한다고 해서 다 되는 것은 아니다. 그럴 때마다 좌절하지 않고 또 다짐하면 되는 것이다. 또한 억울함, 잘못된 편견, 부정의 감정 등을 버리는 것도 자신에게 복 짓는 일이 될 것이다.
인간은 이기적이며 긍정적이고 가치 있는 삶을 추구하며 다른 사람들에게 인정받기를 원한다. 더 성숙된 인간은 모든 사람들이 잘 살기를 원한다. 그만큼 우리는 스스로가 아픔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되도록 다른 사람들이 잘 되길 바란다. 그것은 인간의 심성은 따뜻하고 온화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관계에서 진솔하지 않으면 어떤 형태로든 알게 된다. 지금 이 순간 복 짓는 일은 자신으로 인해 타인에게 상처를 주었다면 적어도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며 진심어린 마음으로 사과하는 것이다. 또한 그것이 모두가 잘 되기를 진심으로 바라는 마음이다.
박경은 가득이심리상담센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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