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도 약 1주일간 감기몸살로 곤혹을 치렀다. 미열과 기침, 가래가 동반되어 힘든 시간을 보냈다. 특히 증상이 신종코로나바이러스와 매우 유사해 혹시나 하는 마음고생이 심했다. 투병 중에 가장 많이들은 말도 "너 혹시 신종코로나 아니냐"는 말이다.
내 건강을 걱정해 주던 지인들의 염려와 격려의 말도 결국은 신종코로나 감염 우려로 귀결됐다. 가벼운 농담조로 당분간 만나지 말자는 말도 들었다. 예전 같으면 전혀 특별할 것 없이 무심코 지나칠 흔하디흔한 "감기 걸렸네"하고 말 일었지만. 시기가 시기인 만큼 행동가짐이 조심스러웠다. 병세가 심했던 3일간은 대문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방에 콕 틀혀박혀 식사하고 약 복용하고 잠재고를 기계적으로 반복했다.
이 기간 중 유일한 외출이 병원에 간일이다. 마스크를 착용하고 기침도 최대한 참아가며 조심스레 다녀왔다. 최대한 사람과의 접촉을 피해가며 병원에 도착하니 직원들은 물론 환자나 방문객들도 대부분 마스크를 착용했다. 진료를 위해 접수를 할 때 처음으로 받은 질문이 최근 중국을 다녀왔느냐였다. 의사에게 진찰 받을때도 첫 문진이 같았다. 환자들이 몰린 이유로 진료 대기실에서는 심심찮게 기침소리가 들렸다. 그럴때마다 주변사람들이 움찔 거리는 느낌이었다. 필자 또한 기침을 하면서도 다른 이의 기침에는 몸을 움츠리곤 했다.
각종 언론매체의 보도를 봐도 이런 현상이 일상화되고 있다.
특히 인파가 밀집하는 지하철 등에서 이런 경향이 두드러진다. 지하철에서 작은 기침 소리가 나면 주변승객들이 소리 나는 곳을 쳐다보거나 은근슬쩍 자리를 피하는 등 예민하게 반응한다고 한다.
이러한 모든 현상의 기저에는 전염에 대한 공포가 자리 잡고 있다. 도시자체가 마비 된 신종코로나바이러스 발생지 중국의 우한은 마치 지구종말 영화의 한 장면처럼 을씬스럽다. 마스크를 구하지 못한 사람들은 기저귀, 생수통과 같은 것을 뒤집어 쓰고 있는 모습이 포착되는가 하면, 마스크를 하지 않은 사람에게 욕설하는 일까지 발생하고 있다고 한다.
혹시나 하는 전염에 대한 불안한 마음을 남에 대한 불신과 공격으로 해소하지 말자.
전문가들은 개인위생만 철저히 준수해도 전염의 가능성이 제로에 가깝다고 한다.
예방수칙을 내가 지키고 남이 준수한다면 신종코로나바이러 사태는 찻잔속의 태풍으로 지나치리라.
미리미리 조심해 건강을 챙기자는 말은 백번을 되풀이해도 과하지 않을 것이다.
이건우 기자 kkan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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