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지정하는 권역별 전문병원은 문재인 대통령 대선공약은 물론 100대 국정 과제에도 포함된 사안인데 정권 반환점이 지나도록 충청권에 마련되지 않아 타 지역과 비교해 감염병 관리에 대한 의료서비스 불균형이 심화될 우려를 낳고 있다.
민주평화당 김광수 의원(전주갑)은 30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현안보고에서 김강립 복지부 차관에 "대통령 공약과 국정과제에 올라 있는 사안이지만, 현재 감염병 전문병원은 2017년에 국립중앙의료원(NMC), 조선대병원 단 두 곳만 지정, 구색 맞추기에 급급했고 나머지 권역은 전무하다"고 따졌다.
지난 2015년 확진자 186명 가운데 38명이 숨진 메르스 사태라는 국가적 재난 상황을 겪으며 나온 공약임에도 불구하고 2017년도에 두 곳만 지정한 뒤 추가 지정에 손을 놓고 잇는 정부를 비판한 것이다.
실제 2015년 MERS 메르스 사태 이후 자원 의료계 안팎에서 동원가능성과 전문성을 갖춘 감염병 전문병원의 건립 필요성 대두됐고 문 대통령은 대선공약으로 '감염 질병관리 체계 획기적 강화' 발표했다. 문 대통령은 당선 뒤에는 국정운영 5개년 계획 45번째에 '고위험 감염병 및 원인미상 질환 대응을 위한 시설·장비·인력을 갖춘 중앙·권역별 감염병 전문병원 설치'를 명시한 바 있다.
감염병 전문병원은 신종 및 고위험 감염병환자 등의 진단·치료·검사 및 권역 내 공공·민간 감염병관리기관의 감염병 대응 인력에 대한 교육·훈련 등의 역할을 담당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신종 감염병은 백신과 치료제가 없기 때문에 환자 격리로 전파를 차단하기 위한 필수 인프라인 것이다. 일반 병원이 감염병 치료를 위한 음압 병실을 일반병동 내에서 운영하고 있지만, 감염병 전문병원은 음압 병실만을 위한 병동을 별도로 구축하는 것이 큰 차이점이다.
구체적으로는 1병실 1병상을 기준으로 36개 이상의 음압격리병상(일반용 30개, 중환자용 6개)과 음압수술실 2개를 갖춰야 한다. 또 음압격리병상 20% 이상을 대기병상으로 두고, 감염병 환자 발생 시 즉시 입원 및 의료인의 현장대응 훈련 용도로 활용토록 하고 있다.
정부로부터 감염병 전문병원으로 지정받은 NMC와 조선대 병원은 국고지원을 받아 법정 시설기준에 부합한 감염병 전문병동을 구축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은 "감염병 전문병원이 설치되지 않은 지역 주민들의 의료서비스 지역 간 불균형 해소를 위해 보건복지부는 수요가 있는 지역을 즉각 파악하고, 감염병 전문병원 건립 추진에 조속히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전국적으로 감염병 전문병원을 3~5곳 만들려고 계획하고 있으며 중부권(충청권)과 영남권의 경우 예산이 확보되는 데로 추진할 것인데 아직까지 정해진 것은 없다"고 설명했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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