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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연극의 해를 충실하게 추진할 운영위원회 조직과 전국협회를 아우를 수 있는 소통은 이제 첫발을 뗀 상태다 보니, 연극계가 예산 배분에만 매몰되지 않을 현실적이면서도 구체적인 운영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2019년 연극의 해 지원 예산으로 21억원을 편성했다. 애초 박양우 문체부 장관은 50억원 수준의 용역을 주문했으나, 현실은 11억 원에 그쳤다. 이후 한국연극협회의 지속적인 지원 요청으로 예산을 증액해 최종적으로 21억원이 됐다.
그러나 21억 전액을 오롯이 연극의 해를 예산으로 사용하진 않는다. 설립 70주년을 맞는 국립극단에 7억 정도를 배정하고 남은 14억만 연극의 해를 위해 쓸 예정이다.
적든 많든 예산은 확정됐고, 정부 차원의 슬로건까지 공표됐지만, 2020년 연극의 해는 갈 길은 멀다.
이런 상황 속에서 한국연극협회는 연극인에게 필요한 사업을 만들겠다는 의지로, 29일 서울 토론회를 앞두고 지난 21일과 22일 세종과 대구에서 연극인 대토론회를 열고 속기록을 공개했다.
세종 대토론회에 참석한 유치벽 전 대전연극협회장은 "예산이 얼마인가, 예산이 어떻게 쓰이는가에 대해 관심이 많을 텐데, 일회적인 행사로 끝나는 건 무의미하다"고 꼬집었다.
이어 "한국연극협회가 백년대계에 한국연극의 방향을 어떻게 잡아갈지, 어떤 정책을 할 것인지가 중요하다"며 "연극인들을 위한 근본적인 근로형태 문제 등 정책개발에 힘써달라"고 했다.
예산을 쓰기 위한 일회적인 행사에 연연하지 말고 현실적인 연극인들의 자생력 강화, 연극인들의 복지를 위한 정책 개발이 우선이라는 요지다.
정창석 충북연극협회 지회장은 "21억이라는 돈보다 연극의 해를 통해 연극인들이 잘살고, 행복하게 연극을 하며 살기 위한 연극을 부각할 수 있는 해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전북연극협회 관계자는 "새로운 공연을 만들기보다 지역의 우수공연을 양질의 공연으로 선보이는 투자의 개념으로 운영했으면 한다"고 했다.
충북연극협회 소속 천은영 씨는 "연극인들이 단합해 화합한다는 것을 이슈화하고 인정받을 수 있는 잔치로 만들자"고 했고, 울산연극협회 허은녕 씨는 "연극의 해가 벌써 한 달이 지났다. 서둘러서 홍보하고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전국 연극인과 극단을 대표하는 한국연극협회가 연극의 해를 아우를 수 있는 구심점 역할과 운영조직 구성도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이어졌다.
복영환 대전연극협회장은 "예산을 각 지역으로 배분하기보단 지역 극단들이 자생력을 갖출 수 있도록 도와줄 정책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해미 기자 ham7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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