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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과 새
김용대 지음│길벗어린이
산에서 커다란 곰 한 마리가 민가로 내려왔다. 배가 고픈지 집 안으로 성큼 들어와 이곳저곳을 뒤지더니 꿀단지 하나를 깨서 꿀을 핥아 먹는다. 그때 어디선가 노랫소리가 들린다. 소리에 이끌려 다른 방에 들어선 곰의 눈 앞에 새장에 갇힌 노란 새가 보인다. 곰은 이빨로 새장을 물어뜯기 시작한다. 역시 배가 너무 고픈 거였을까. 개 소리에 놀란 곰은 새장을 입에 물고 산으로 달아나고 사냥개와 사람의 추격을 무난하게 따돌린다.
그림책 속 곰의 커다란 입과 뾰족한 이빨은 작은 새를 바라보는 독자에게 두려움을 준다. 곰이 새를 잡아먹을 것이라는 상상은 어렵지 않다. 그러나 곰은 아무도 없는 산 속에서 마침내 새장을 완전히 뜯고 새를 새장 밖으로 꺼내준다. 가두지 않고, 상처주지 않고, 둘은 자유로운 친구가 된다.
"우리는 과거부터 지금까지 모든 순간, 크고 작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살고 있습니다. 틀 안에 갇힌 시선은 서로간의 오해를 낳고 미워하며 때로는 이유 없이 싸움을 만들기도 하지요. 어쩌면 서로 친구가 되길 원할지도 모르는데 말입니다." 작가의 말처럼 책은 세상을 바라보는 편견과 틀을 벗어난 다정한 상상을 펼쳐 보인다. 글하나 없이 흑백의 곰과 노란색 새만으로 가슴이 가득 찬다.
박새롬 기자 onoi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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