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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자연의 일부입니다
박병상·이상수·심재훈·이시우·정상명 지음│풀꽃세상 기획│철수와영희
노벨화학상 수상자인 크뤼천은 2000년, 새로운 지질시대 개념을 제안한다. 이름은 '인류세'. 지구를 점령한 인간이 내야 할 세금같은 느낌을 얼핏 주는 이 단어는, 인류의 자연환경 파괴로 인한 지구의 환경변화와 그로 인해 지구환경과 인류가 싸우는 시대를 의미한다. 간단하게 표현하면 인류가 빚어낸 지구의 시대라고 할 수 있다.
책 『우리는 자연의 일부입니다』 속 첫 번째 강의가 바로 이 인류세를 조명한다. 인류 대멸종을 우려하게 하는 원인이 되는 핵과 이산화탄소, 플라스틱, 콘크리트, 미세 먼지가 우리의 탐욕과 편리를 위해 존재함을 지적하고, 우리가 조금 더 불편해지기를 실천한다면 인류의 대멸종을 막고 지금보다 더 나은 지구 생태계를 꿈꿀 수 있다고 말한다.
책은 인류세의 시대에서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는 지구 생태계를 이루기 위해 알아야 할 것들을 2, 3, 4, 5강에 이어 펼쳐 보인다. 2강은 화석 연료 시스템으로 생긴 기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전력 생산 구조를 바람과 햇빛으로 갈아타는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3강에서는 '흙' 속의 생명들이 어떻게 서로 연결돼 살아가고 있는지를 살펴보며 흙을 살리는 방법들을 제안하고, 4강은 천연 생태의 보고로 알고 있는 비무장 지대가 품고 있는 군사·환경 문제를 지적한다.
5강은 책을 기획한 풀꽃세상의 이야기가 담겼다. 풀꽃세상은 자연에 대한 존경을 회복하기 위해 새나 돌, 지렁이에게 '풀꽃상'을 주는 환경단체다. 풀꽃상이 사람들의 마음에 있는 녹색 감수성을 일깨워 마음을 뜨겁게 움직이게 하고, 활짝 열게 하는 감동을 주는 환경상으로 거듭나게 할 실천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한다.
풀꽃세상을 만든 환경운동가 정상명 화가는 "풀꽃세상이 실현되지 않고, 그런 유토피아는 없다"고 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풀꽃상이라는 이상을 통해 그런 꿈의 실현을 위해 같이 마음을 모으고 같이 공부하고, 같이 고민하고, 같이 어깨동무하는 일"이 그 자체로 "매우 소중한 일"이라고 강조한다. 마음은 행동을 만든다. 우리가 자연의 일부임을 잊지 않는 녹색감수성을 되새기고 자연과 공존하기 위해 노력하려는 마음을 심는 책이다.
박새롬 기자 onoi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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