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오르는 여인의 초상' 그린나래미디어 제공 |
몇 년전 본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이 떠올랐다. 이 영화는 남성들의 사랑이었다. 이탈리아에서 펼쳐진 지적이고 순수한 남자들이 겪는 폭풍같은 끌림은 관객들도 설레고 가슴 아리게 한 영화였다. 왜 사랑은 비극일까. 왜 사랑은 미완으로 끝나야 하나.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에서 연상되는 그림도 있다. 그 유명한 프리드리히의 '안개 바다위의 방랑자'. 거친 파도가 치는 망망대해 바다를 바라보는 고독한 남자. 바다를 바라보는 남자에게 감정이입이 되며 삶의 한 편린을 떠올리게 한다. 영화에서 엘로이즈는 바위에 부딪히는 거친 파도를 하염없이 바라본다. 그녀에게 미래는 어떻게 펼쳐질까. 결국 마리안느와 엘로이즈는 타오르는 사랑의 격정을 가슴깊이 간직한 채 이별을 고한다. '영원히 꺼지지 않을 사랑의 기억' 말이다. 인상적인 영상과 두 여인의 비밀스런 사랑이 잘 어우러진 영화다.
우난순 기자 rain41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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