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전규 부장 |
묵은해를 보내고 새해 첫 아침을 맞는 명절로 알려지는 설은 음력 정월 초하룻날로 한 해의 첫날 전후에 치르는 의례와 놀이 등을 통틀어 가리키는 말로 쓰이기도 한다. 설은 새해 첫 아침을 맞는 명절이다. 사람들은 새로운 기분과 기대를 가지고 명절을 맞았다.
하지만 설 명절을 앞두고, 지역 경제계의 표정은 그리 밝지 않은 모습이다.
올해 국내 경제가 대내외 환경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엄중한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계절적인 비수기와 장기적인 내수시장 침체 등으로 기업들의 경기전망도 부정적이다.
대전상공회의소가 지역 제조업체 300개사를 대상으로 1분기 기업경기 전망조사를 한 결과를 보면, 기업경기실사지수(BSI)가 지난해 4분기보다 6포인트 하락한 81로 집계됐다.
기업들의 새해 투자도 움츠러들 전망이다. 새해 사업운용 계획에 대해 '보수적'이라고 답한 기업이 65.9%로 '공격적(34.1%)'이라는 답변보다 2배가량 많았다. 신규 인력 채용계획을 묻는 질문에서도 68.1%의 기업이 '전년과 비슷할 것'으로 예상했으며, '늘릴 것'이라는 기업은 13.2%에 그쳤다.
내수시장이 살아나지 않고, 일부 업종에서의 계절적 비수기와 민간소비 지출 증가세 둔화 등의 원인으로 인해 체감경기가 개선되지 않고 있다.
중소기업들의 설 명절 자금 사정도 좋지 않다. 중소기업중앙회가 대전·충남지역을 비롯한 전국 중소기업 808개 업체를 대상으로 '설 자금 수요조사'를 실시한 결과, 설 자금 사정이 곤란한 중소기업이 절반(49.7%)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 기업은 자금 사정 곤란 원인으로는 '판매부진'과 '인건비 상승'을 꼽았다.
기업들의 경기전망이 어둡고, 자금 사정이 여유롭지 않은 가운데, 기업 성장의 모멘텀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법과 제도를 과감히 개혁하는 등의 근본 대책이 마련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경기불황을 두려워하지 않고, 돌파구를 찾는 노력을 한다면 희망의 불씨를 살릴 수 있다.
중소기업계는 올해를 전망하는 사자성어로 '어둠 속에서 손을 더듬어 찾는다'는 뜻을 가진 '암중모색(暗中摸索)'을 선택했다. 불확실한 경영환경을 극복하고 내실을 다져 재도약하겠다는 중소기업계의 의지가 담겨 있다.
항상 도전하고 혁신한다면 지금의 위기는 재도약의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 이제는 가능성과 역동성을 가진 중소기업에서 우리 경제의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아야 할 때다.
2020년 경자년(庚子年)은 '흰 쥐'의 해다. 예로부터 지혜와 풍요, 희망을 상징한다고 전해진다. 쥐는 어떠한 환경에도 빠르게 적응하고 민첩하게 행동하듯이 올해에는 지역 경제가 항상 슬기롭게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한 해가 되길 기원한다.
박전규 행정산업부 부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