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는 음력으로 1월1일 설날을 맞이한다. 설날의 풍습은 나라의 문화가 짙게 나타난다. 일본에서는 서기로 1월1일 설날을 맞이하여 새해를 축하한다. 일본에서도 예로부터 이어져 내려온 독특한 풍습이 있다. 설날에는 올해의 행운을 가지고 올해의 신이 오신다고 한다. 그 신을 바르게 모시고 많은 행운을 받으려고 다양한 행사와 풍습이 생겨났다.
신을 잘 모실 준비로 연말은 정말 바쁘다. 우선 대청소부터 준비를 시작한다. 각 가정, 회사, 특히 절, 신사에서는 매년 거의 12월 13일(설을 맞이할 준비를 시작하는 날)에 'susuharai(그을음 제거)'라고 불리는 신성한 대청소의 행사를 개최한다. 설날의 신을 맞이하기 위해서이다. 대청소 후로는 설의 장식품을 장식한다. 29의 숫자는 '이중의 고통'이라는 의미가 있어서 29일은 피한다. 또 31일은 설 전날 정신없이 준비하면 신에게 실례라는 점에서 주로 28일이나 30일에 장식한다. 장식품은 주로 3종류 이다. 신이 오실 때 표시가 될 수 있도록'kadomatsu'를 집 현관에서, 신성한 장소임을 나타내어 마귀를 쫓는 의미가 있는'shimekazari'를 현관문에서, 모신 신이 머무는 장소가 되는'kagamimochi'를 각 방에 놓아둔다.
또 12월은 연하장 준비에 쫓긴다. 한국에서는 회사 등 단체레벨의 연하장이 대부분이지만 일본은 개인레벨이다. 간지 그림이나 가족사진 과 인사말을 인쇄한 엽서를 친한 사람, 신세 진 사람에게 보낸다. 실은 현재까지 인연이 닿은 수많은 사람들에게 보낸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개인이 몇 백 몇 천 장이나 될 수도 있고 어느 한 사람이 돌아가실 때까지 계속될 것 같은 스트레스에서 벗어나려는 움직임도 시작되고 있다. 과거에는 이번이 마지막 연하장인 것을 선전하는 방법으로 멈추는 것을 선택하는 일도 많이 있었고 최근에는 문자나 SNS로 해결하는 사람도 늘고 있다. 그러나 연하장 수는 많이 감소했지만 따뜻함과 정이 느껴지는 연하장 을 받는 사람은 기뻐해준다. 연하장을 마감날까지 제출하면 반드시 설날 중에 신기하게 꼭 배달 해준다. 설날에 제일 바쁘고 대단한 직업은 집배원이다.
12월 31일 저녁 식사는 메밀국수를 먹는다. 메밀은 재수가 좋은 음식이다. 오래 살 수 있도록, 과거의 불운을 버리고 새해를 행운으로 맞이하도록, 금운이 생기도록, 무병으로 재해로부터 지켜질 수 있도록 소원을 담아 먹는다. 대부분의 가족은 새해를 다 같이 맞이한다. 밤늦게까지 일어나 있으면 배가 고프다. 음식에 쪼들리지 않는 시대가 되어 메밀국수는 야식이 되었다. 요새는 저녁은 쇠고기전골이나 초밥 등의 맛있는 음식을 먹고 야식으로 메밀국수를 먹는다.
한국에서도 각지 절에서 종소리를 울리고 특히 서울에 있는 보신각에서는 새해 종을 울리는 생방송을 진행한다. 한국은 33번 타종 하는 것이 특징이지만 일본은 섣달 그믐날부터 설에 걸쳐 108번 종을 친다. 야식으로 메밀국수를 먹을 땐 이 종소리를 듣는다. 매년 꼭 하는 일본불교 행사이다. 인간의 번뇌의 수가 108에 있고 번뇌를 털어낸다는 뜻으로 종을 친다. 전국적으로 이루어지고 공공 방송국인 NHK에서는 생방송을 하니 절에 못가도 종소리 들면서 새해를 맞이할 수 있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설날에는 평소에 멀리 살아도 고향으로 돌아간다. 친척끼리 모이거나 가족끼리 지낸다. 새해를 무사히 맞이하여 축하한다는 뜻의 인사를 하고 새해가 시작된다. 아침부터 맛있는 음식을 먹고 세뱃돈도 받고 아이들은 좋아한다. 설에 먹는 음식은 oseti라고 불러 설 며칠 전부터 미리 만들고 설날 아침부터 며칠을 먹는다. 행복을 거듭한다는 뜻의 찬합에 재주 좋은 음식이 담겨져 있다. 형형색색의 예술작품이다. 찬합은 본래는 5단이었지만 요새는 3단이 일반적이고 반찬의 수는 대략 20에서 30종류이다. 새해의 신이 계셔서 새해를 무사히 맞이할 수 있는 것에 감사하며 바치는 마음으로 먹어야한다.
그리고 신사나 절에서 새해 첫 참배도 빼놓을 수 없는 설 행사 중 하나다. 가정이나 친구와 함께 가까운 신사에 가서 일년 동안 평온하고 행복하기를 기원한다. 현재도 국민의 성인 80%에 가까운 사람들이 1월1일부터 15일까지 첫 참배를 한다. 인기 많은 신사는 혼잡하기 때문에 섣달 그믐날부터 줄을 선다. 또 새해 되자마자 첫 참배 하면 소원이 이루어질 확률이 올라가는 것 같아서 역시나 섣달 그믐날부터 줄을 선다.
일본사람은 기독교 크리스마스를 즐기고, 불교식으로 설날을 준비해 보내고, 신사의 신도처럼 참배를 한다. 일본은 참 바쁜 연말을 지낸다. 명예기자 후지와라 나나꼬(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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