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환철 청장 |
10년 전쯤인 2010년은 '스마트폰'이라는 새로운 수단이 본격화된 때다. 스티브 잡스는 휴대전화와 컴퓨터, 인터넷 3가지 주요 기능을 합친 스마트폰을 출시해 당시 휴대전화의 강자였던 노키아를 밀어내고 본격적인 모바일 시장을 열었다. 애플리케이션이라는 플랫폼을 통해 용도에 따라 언제든 추가 설치해 활용할 수 있는 새로운 모델이 만들어진 것이다.
10년 사이에 스마트폰과 같은 디바이스와 사물인터넷(IOT)을 활용해 언제 어디서나 다른 사람과 시스템, 디바이스에 접근할 수 있는 시대가 됐다.
1·2차 산업혁명시대에는 원유와 전기가 경제의 근간이 됐다면, 컴퓨터가 개발되고 세상이 인터넷으로 연결되며 정보의 최소 처리단위인 ‘1·0·1·0’이라는 디지털(digital)이 경제의 근간이 됐다. 인공지능이 등장한 오늘날은 세상의 모든 사건과 정보가 디지털화된 디지털 경제시대의 초입이라고 볼 수 있다. 데이터와 네트워크, 인공지능(DNA) 기반으로 세상이 연결되는 초연결 사회에서는 디지털 정보가 모든 부문으로 강물처럼 흘러넘칠 것이다. 디지털 경제의 성공 여부는 디지털 정보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달려있다.
최근 이런 디지털 경제의 흐름과 관련해 의미 있는 일이 있었다. 2020년 1월 9일 개인정보보호법과 정보통신망법, 신용정보법 등 이른바, ‘데이터 3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것이다. 개인정보 보호에 관한 법이 소관 부처별로 나뉘어져 생긴 불필요한 중복 규제를 없애고, 추가정보의 결합 없이는 개인을 식별할 수 없도록 안전하게 처리된 '가명정보'를 이용한 개인정보를 통해 새로운 서비스나 기술, 제품 등을 개발해 기업들이 신사업을 전개할 수도 있다.
과학연구와 시장조사, 통계, 기록보존 등의 데이터 처리를 정보주체의 동의 없이 할 수 있게 돼 개인과 기업이 정보를 활용할 수 있는 폭도 넓어졌다. 그동안 디지털 경제로의 전환에 걸림돌이던 문제가 해소된 셈이니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올해 정책목표를 ‘디지털경제로의 대전환, 스마트 대한민국 구현’으로 정했다. 예산 13.4조원 중 상당 부분을 디지털경제로의 전환을 위한 스마트 관련 사업에 투입한다. '스마트공장' 보급·고도화를 확대하고, 스마트공장에서 생성된 데이터를 분석·활용하는 '제조데이터센터'도 추진한다.
아울러 스마트 대상을 제조업에서 서비스업으로 확대하기 위한 '스마트서비스' 사업과 소상공인들도 스마트 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스마트상점' 사업도 본격화한다. 대전·충남지방청도 '제조혁신바우처' 사업을 통해 지역 기업들의 디지털 역량을 지원할 예정이다.
우리 지역에도 올해 디지털 경제와 관련한 좋은 조짐들이 있다. 대전과 세종, 충남 모두 디지털 경제와 관련된 WIFI프리존·자율주행실증·융복합네트워크 등을 중점사업으로 추진한다. 대전은 카이스트와 출연연, IT 등 좋은 디지털 인프라를 보유해 제조데이터센터 유치에 유리할 것이다.
주력산업 제조기업들이 포진한 충남도에는 제조기술융합테스트베드 설치가 점쳐지며, 세종에는 ‘네이버 제2데이터센터’가 착공에 들어간다. 대전과 세종, 충남이 디지털 경제로의 전환에 선도적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
100년 전에는 새해의 새로운 소식을 갑판대에 몰려 신문을 읽으며 접했다고 한다. 이제는 개개인이 각자의 볼일을 소화하며, 또는 평화롭게 집에 앉아 스마트폰을 보며 새 소식을 접한다. 세상이 점점 디지털이라는 측정·제어 가능한 수단으로 다뤄지고 있다. 지지부진했던 국내외적인 경제적 상황을 디지털 경제로 돌파하는 한해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유환철 대전·충남지방중소벤처기업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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