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출처: 경향신문사 ( 1989.01.14.) 사진 제공: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오픈 아카이브 |
박종철 열사 1주기 추모제 추도사 원문 이미지. |
이 일기장은 박종철 열사가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물고문을 받다 숨진 해인 1987년 12월 20일부터 2006년 8월 11일까지 20년간 박정기 선생이 직접 보고 느낀 것을 자필로 기록한 것이다. 6월 민주항쟁 이후 20여 년의 역사를 확인할 수 있는 귀중한 사료로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는 2018년 박정기 선생이 노환으로 별세한 후 1주년이 되는 2019년 7월부터 해당 일기장과 선생이 자서전 준비를 위해 쓴 회고담 1권 등 총 14권을 유족으로부터 전달받아 (사)민주열사박종철기념사업회와 함께 음표기 작업을 통한 문서화 작업을 진행해 왔다.
특히 이번에 공개된 부분은 1988년 박종철 열사 1주기 당시 부산대에서 진행한 추모제를 위해 박정기 선생이 직접 작성한 추도사다. 추모제는 기일인 1월 14일에 가장 가까운 주말 1988년 1월 17일 열렸지만, 해당 추도사는 기일인 1월 14일 새벽 5시 완성한 후 나중에 일기장으로 옮겨 쓴 것으로 기록돼 있다.
"…어머니 누나는 서울 형님 형수 집에 있고 아버지 혼자 한없는 감홰 톳보기(안경) 속으로 눈물을 딱고 딱겄으나
그대로 지면이 다 저젔구나. 잘가라. 잘 있그라. 철아…"
위 대목은 밤을 새워 아들을 그리며 쓴 추도사의 마지막 대목이다.
박정기 선생은 아들의 죽음 이후 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유가협)에 참여하는 등 못다 이룬 아들의 뜻을 대신해 민주화운동에 헌신했고, 2018년 별세했다.
지선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은 "박정기 선생은 아들의 죽음을 조국 민주화의 큰 공으로 돌리고 자신의 남은 삶은 대한민국 민주주의 발전을 위해 아낌없이 바친 분"이라며 "이번에 공개된 일기장이 남영동 대공분실에 세워질 예정인 민주인권기념관 건립에 있어 소중한 사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해미 기자 ham7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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