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중·대덕구 등 원도심 3구 총선 출마 예정자간 대전 혁신도시를 지역구로 끌어오려는 경쟁이 벌써 불꽃을 튀고 있기 때문이다.
총선 주자들의 이같은 군불 때기가 혁신도시 관련법 국회통과를 위한 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긍정적 평가 속 일각에선 대전베이스볼드림파크 부지 선정과정에서처럼 자칫 과열경쟁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하기도 한다.
문재인 정부는 올 총선을 전후해 100여 개 서울·수도권 소재 공공기관을 지방으로 이전시키는 이른바 '혁신도시 시즌2' 로드맵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공공기관을 이전할 경우 인구 세수 증가는 물론 지역 경제 활성화가 기대된다. 특정 도시가 혁신도시로 지정되면 지자체장이 정부에 지정지구를 건의하게 되는 데 도시 인프라 등이 비교적 잘 갖춰진 서구와 유성구보다는 원도심 3구(區)로 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 지역 총선 출마 예정자들이 앞다퉈 혁신도시 유치를 자신의 간판 공약으로 내세우는 이유가 이 때문이다. 지역주민 표심 공략을 위한 '킬러 콘텐츠'이며 이슈선점으로 총선 주도권을 가져오겠다는 계산이 깔린 것이다.
포문은 중구에 출사표를 던진 더불어민주당 권오철 예비후보가 연다. 권 후보는 14일 대전시의회에서 혁신도시 중구 유치 관련 공약을 발표할 예정이다. 그는 "대전의 원도심 활성화는 도시 성장의 모태가 된 중구에서 시작돼야 한다"며 "도청사 인근에 2023년까지 들어설 합동정부청사에 배치될 기관이 떠나는 은행동과 선화동 자리에 수도권 공공기관을 유치, 혁신도시를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덕구에 도전장을 낸 민주당 박영순 예비후보는 자신의 사무실 외벽에 '신대연축 지구에 수도권 공공기관 유치'라는 플래카드를 걸고 시선을 끌고 있다. 그는 "신대동과 연축동에 330만㎡ 규모의 부지가 준비돼 있으며 이전 기관이 부담해야 할 땅값이 동구와 대덕구 보다 저렴한 것이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동구 총선에 도전장을 던진 민주당 정경수 예비후보 역시 총선 주요 공약으로 혁신도시 동구 유치를 내세우고 있다. 그는 "대전이 혁신도시에 지정될 경우 역세권을 낀 동구에 와야 마땅하다"며 "현재 중앙당에서 세밀하게 지역 공약을 짜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 당과 대전시에 이를 건의하겠다"고 말했다.
총선 정국 속 대전 총선 주자들이 혁신도시 공약을 내걸면서 20대 국회 내 관련법 처리에 동력이 확보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대전 혁신도시 근거를 담은 국가균형발전특별법은 지난해 산자위 법안심사소위를 통과 했으며 앞으로 산자위 전체회의 법사위 국회 본회의 등 세 관문을 남겨뒀는데 2020년 5월까지인 20대 국회 임기 내에 처리되지 않으면 자동폐기 되면서 이 사안이 장기표류할 가능성이 크다. 이런 가운데 대전 총선 주자들의 혁신도시 공약은 법안 통과에 대한 지역 열망을 보여준 것으로 풀이되면서 고무적이란 평가가 나온다. 그렇다고 우려가 없는 것은 아니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베이스볼드림파크 입지 선정과정에서처럼 이번 원도심 3구 후보간 혁신도시 유치전이 과열되면서 지역간 갈등 등 후폭풍 우려에 대한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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