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서구 탄방동 금성백조주택 사옥 |
세대교체를 통해 잇따른 악재를 극복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보고 있지만, 일각에선 ‘자사 출신 홀대’가 갈수록 심해진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금성백조는 최근 ‘현대’ 출신의 부사장을 영입하는 등 내부 조직개편과 그에 따른 일부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기존 5개 본부를 3개 본부로 통폐합하는 게 조직개편의 핵심이다.
건축본부와 토목본부, 영업본부를 통합해 건설사업본부를 만들었다. 기존 영업본부는 건설사업본부 내 ‘영업팀’, 토목본부는 ‘토목사업팀’으로 축소했다. 경영지원본부와 개발사업본부는 그대로 유지된다.
올해 영입한 원광섭 부사장이 건축과 토목, 영업을 총괄하는 건설사업본부장을 맡았고, 경영지원본부장은 김영환 전무가 유임됐다. 두 임원 모두 ‘금백 토박이’가 아닌 타사 출신이다. 개발사업본부장은 공석이다.
원광섭 부사장은 정대식 금성백조주택 사장과 같은 대전대성고 출신으로, 서울대 건축학과를 졸업한 후 현대건설, 현대엠코, 현대엔지니어링까지 28년간 현대에 몸담은 인사다. 공교롭게도 시공권 계약해지를 놓고 서구 도마·변동 1구역 재개발사업조합과 금성백조가 갈등을 겪고 있는 사이 가장 열심히 조합 사무실을 찾는 '현대'다.
김영환 경영지원본부장은 김호 사장과 함께 대림산업 출신이다. 대림산업 부사장이던 김호 사장이 금백 사장으로 취임하던 시기에 합류했다.
영입한 타사 임원 출신들이 핵심 보직을 차지하면서 최근 몇년 동안 ‘금백 토박이’ 상당수는 퇴사하거나, 한직으로 이동하는 등 미묘한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금백 관계자는 “조직 슬림화를 통해 중복업무는 없애고 효율성을 높이기 위함”이라며 “타사와 자사 출신과 관련 없이 임원 대부분은 정년에 따른 것일 뿐”이라고 했다.
물론 정년 등에 따른 퇴사도 있지만, ‘스카웃’으로 입사한 임원들의 나이와 자리 등을 배려한 퇴사나 강등 또는 무보직 임원으로 밀려난 사례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내부에서 허탈감이 나오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금백의 모 직원은 “회사 바닥에서부터 땀을 흘리는 직원 입장에선 결국 중요한 자리는 우리 몫이 아니라는 자괴감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외부에선 잇따른 악재에 대한 문책과 분위기 쇄신을 위한 조치로 보는 이들도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주택경기가 예년 같지 않은 데다, 허태정 대전시장과 이은권 국회의원에 대한 ‘쪼개기 후원금 지원’ 의혹과 서구 도마·변동 1구역 시공사 계약 해지 등 끊이지 않는 악재도 한몫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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