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환 세무사 |
물론 오늘 하루를 살아가기도 힘든 현실은 누구보다 크게 체감하고 있다. 세무사의 시선으로 돌아본 작년 한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이 체감하는 현실은 참담하다고 표현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고객사들의 전반적인 매출부진과 잦은 폐업이 이를 말해준다. 무분별한 창업과 방만한 경영으로 그 책임을 묻는다면 같이 사업하는 입장에서는 너무나 화나는 일이다. 환경이 너무나 빠르게 악화됐다. 포퓰리즘 성격의 정부정책들도 거기에 분명 일조했다. 매출은 자꾸 줄어드는데 최저임금은 올해도 또 올랐다. 4대 보험 사각지대를 해소하겠다며 일용직 근로자들에 부과하는 급여의 20%에 육박하는 의무보험료들은 대부분 사업주의 부담으로 돌아간다. 높은 임대료가 문제라고 조물주 위에 건물주라 비아냥거려도 계속되는 공실과 낮은 임대수익률로 고사 직전에 있는 임대사업자들이 부지기수다. 없는 사람은 더 없지 않을까 걱정, 가진 사람은 가진 것이 사라질까 걱정한다. 조금이라도 힘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어려운 상황에 있는 분들에게 마음을 다해 조언해 드린다. 할 수 있는 것이 그리 많지 않아 아쉽고 안타깝다. 마음을 다하는 수밖에 없다.
우리의 어려운 현실을 비웃듯 세상은 점점 더 빠르게 변한다. 불과 몇십 년 전 만해도 성실함만 있으면 어느 정도 잘 살 수 있는 사회였다. 물론 온종일 자연과 싸우던 농경사회에서는 성실하면 성실할수록 남들보다 더 잘 살 수 있었을 것이다. 지금은 성실함과 꾸준함만으로 경쟁하긴 어려운 시대가 돼버렸다. 성실함은 기본이다. 나의 경쟁자들도 모두 성실하고 열심히 일한다. 성공의 열쇠가 성실뿐 이라면 출근 시간만 잘 지키고 퇴근만 늦게 하면 누구나 성공할 수 있을 것이다. 어떻게 같은 시간 동안 남들보다 더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는지, 무엇을 해서 남들과 다른 가치를 만들어 낼 수 있는지가 부가가치 창출의 핵심이며 성공의 열쇠가 된다. 물론 이러한 성공의 열쇠를 손에 쥐는 사람은 많지 않다.
많은 사람이 누군가 이미 만들어 놓은 가치만을 따라간다. 눈에 보이는 쉬운 길이기 때문이다. 유행처럼 퍼졌다가 사라지는 수많은 프랜차이즈, 잘나가는 제품을 그대로 모방하는 카피캣을 보면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추측할 수 있다.
일을 하면서 늘 고민을 한다. 나의 가치는 어디에 있는가. 남들과 구분 지을 만한 나만의 특별한 가치는 무엇인가. 나만의 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해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
한 가지 가치를 찾았다고 끝나는 게 아니다. 실행해보고 검증하면서 계속 개선해야 한다. 시대가 변하고 세상이 변하기 때문이다. 찬란한 과거가 없는 사람은 없다. '나는 열심히 산 죄밖에 없는데 내 인생이 왜 이러냐'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열심히 살았으나 변하려 노력하지 않았다. 옛 기억에 사로잡혀 과거의 기준으로만 살아가는 사람을 우리는 꼰대라고 부른다. 세상은 끊임없이 변하기 때문에 그에 맞춰 내가 변하지 않으면 내가 가진 한가지의 생각에 나의 발목이 붙잡히게 된다. 나는 꼰대가 되기 싫다.
반성하고 개선하려는 사람만이 앞으로 더 빠르게 다가올 내일을 대비할 수 있을 것이다. 과거는 나를 비추는 거울일 뿐이다. 매일 다가오는 오늘을 제대로 바라보고 내일을 맞이하자. /이동환 세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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