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과내일] 오늘이 있어 내일이 있다

  • 오피니언
  • 오늘과내일

[오늘과내일] 오늘이 있어 내일이 있다

이동환 세무사

  • 승인 2020-01-13 08:32
  • 신문게재 2020-01-13 23면
  • 조훈희 기자조훈희 기자
이동환세무사
이동환 세무사
눈을 들어 밤하늘을 바라보면 뿌연 먼지 사이로 달과 별이 빛을 비추고 있다. 빛은 초당 약 30만㎞를 진행한다. 가만 생각해 보면 언제나 그 자리에 있던 것으로 생각했던 그 빛은 몇 분, 몇 년, 몇 천 년 전 과거로부터 온 것이다. 누구나 지금을 살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우리의 눈은 이미 지나간 과거를 늘 지금이라고 인지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은 언제나 지나가는 과거가 돼버리기 때문에 '지금 일어난 일'만 바라본다면 우리는 늘 과거를 사는 것이 아닐까 싶다.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지금의 일' 보다는 '지금부터 할 일'에 초점을 맞추고 준비해야 조금 더 나아진 내일을 맞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오늘 하루를 살아가기도 힘든 현실은 누구보다 크게 체감하고 있다. 세무사의 시선으로 돌아본 작년 한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이 체감하는 현실은 참담하다고 표현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고객사들의 전반적인 매출부진과 잦은 폐업이 이를 말해준다. 무분별한 창업과 방만한 경영으로 그 책임을 묻는다면 같이 사업하는 입장에서는 너무나 화나는 일이다. 환경이 너무나 빠르게 악화됐다. 포퓰리즘 성격의 정부정책들도 거기에 분명 일조했다. 매출은 자꾸 줄어드는데 최저임금은 올해도 또 올랐다. 4대 보험 사각지대를 해소하겠다며 일용직 근로자들에 부과하는 급여의 20%에 육박하는 의무보험료들은 대부분 사업주의 부담으로 돌아간다. 높은 임대료가 문제라고 조물주 위에 건물주라 비아냥거려도 계속되는 공실과 낮은 임대수익률로 고사 직전에 있는 임대사업자들이 부지기수다. 없는 사람은 더 없지 않을까 걱정, 가진 사람은 가진 것이 사라질까 걱정한다. 조금이라도 힘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어려운 상황에 있는 분들에게 마음을 다해 조언해 드린다. 할 수 있는 것이 그리 많지 않아 아쉽고 안타깝다. 마음을 다하는 수밖에 없다.

우리의 어려운 현실을 비웃듯 세상은 점점 더 빠르게 변한다. 불과 몇십 년 전 만해도 성실함만 있으면 어느 정도 잘 살 수 있는 사회였다. 물론 온종일 자연과 싸우던 농경사회에서는 성실하면 성실할수록 남들보다 더 잘 살 수 있었을 것이다. 지금은 성실함과 꾸준함만으로 경쟁하긴 어려운 시대가 돼버렸다. 성실함은 기본이다. 나의 경쟁자들도 모두 성실하고 열심히 일한다. 성공의 열쇠가 성실뿐 이라면 출근 시간만 잘 지키고 퇴근만 늦게 하면 누구나 성공할 수 있을 것이다. 어떻게 같은 시간 동안 남들보다 더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는지, 무엇을 해서 남들과 다른 가치를 만들어 낼 수 있는지가 부가가치 창출의 핵심이며 성공의 열쇠가 된다. 물론 이러한 성공의 열쇠를 손에 쥐는 사람은 많지 않다.

많은 사람이 누군가 이미 만들어 놓은 가치만을 따라간다. 눈에 보이는 쉬운 길이기 때문이다. 유행처럼 퍼졌다가 사라지는 수많은 프랜차이즈, 잘나가는 제품을 그대로 모방하는 카피캣을 보면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추측할 수 있다.



일을 하면서 늘 고민을 한다. 나의 가치는 어디에 있는가. 남들과 구분 지을 만한 나만의 특별한 가치는 무엇인가. 나만의 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해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

한 가지 가치를 찾았다고 끝나는 게 아니다. 실행해보고 검증하면서 계속 개선해야 한다. 시대가 변하고 세상이 변하기 때문이다. 찬란한 과거가 없는 사람은 없다. '나는 열심히 산 죄밖에 없는데 내 인생이 왜 이러냐'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열심히 살았으나 변하려 노력하지 않았다. 옛 기억에 사로잡혀 과거의 기준으로만 살아가는 사람을 우리는 꼰대라고 부른다. 세상은 끊임없이 변하기 때문에 그에 맞춰 내가 변하지 않으면 내가 가진 한가지의 생각에 나의 발목이 붙잡히게 된다. 나는 꼰대가 되기 싫다.

반성하고 개선하려는 사람만이 앞으로 더 빠르게 다가올 내일을 대비할 수 있을 것이다. 과거는 나를 비추는 거울일 뿐이다. 매일 다가오는 오늘을 제대로 바라보고 내일을 맞이하자. /이동환 세무사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학대 마음 상처는 나았을까… 연명치료 아이 결국 무연고 장례
  2. 김정겸 충남대 총장 "구성원 협의통해 글로컬 방향 제시… 통합은 긴 호흡으로 준비"
  3. 원금보장·고수익에 현혹…대전서도 투자리딩 사기 피해 잇달아 '주의'
  4. [대전미술 아카이브] 1970년대 대전미술의 활동 '제22회 국전 대전 전시'
  5. 대통령실지역기자단, 홍철호 정무수석 ‘무례 발언’ 강력 비판
  1. 20년 새 달라진 교사들의 교직 인식… 스트레스 1위 '학생 위반행위, 학부모 항의·소란'
  2. [대전다문화] 헌혈을 하면 어떤 점이 좋을까?
  3. [사설] '출연연 정년 65세 연장법안' 처리돼야
  4. [대전다문화] 여러 나라의 전화 받을 때의 표현 알아보기
  5. [대전다문화] 달라서 좋아? 달라도 좋아!

헤드라인 뉴스


대전충남 행정통합 첫발… `지방선거 前 완료` 목표

대전충남 행정통합 첫발… '지방선거 前 완료' 목표

대전시와 충남도가 행정구역 통합을 향한 큰 발걸음을 내디뎠다. 이장우 대전시장과 김태흠 충남지사, 조원휘 대전시의회 의장, 홍성현 충남도의회 의장은 21일 옛 충남도청사에서 대전시와 충남도를 통합한 '통합 지방자치단체'출범 추진을 위한 공동 선언문에 서명했다. 대전시와 충남도는 수도권 일극 체제 극복, 지방소멸 방지를 위해 충청권 행정구역 통합 추진이 필요하다는 데에 공감대를 갖고 뜻을 모아왔으며, 이번 공동 선언을 통해 통합 논의를 본격화하기로 합의했다. 이날 공동 선언문을 통해 두 시·도는 통합 지방자치단체를 설치하기 위한 특별..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18. 대전 중구 선화동 버거집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18. 대전 중구 선화동 버거집

자영업으로 제2의 인생에 도전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정년퇴직을 앞두거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자신만의 가게를 차리는 소상공인의 길로 접어들기도 한다. 자영업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나 메뉴 등을 주제로 해야 성공한다는 법칙이 있다. 무엇이든 한 가지에 몰두해 질리도록 파악하고 있어야 소비자에게 선택받기 때문이다. 자영업은 포화상태인 레드오션으로 불린다. 그러나 위치와 입지 등을 세밀하게 분석하고, 아이템을 선정하면 성공의 가능성은 충분하다. 이에 중도일보는 자영업 시작의 첫 단추를 올바르게 끼울 수 있도록 대전의 주요 상권..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 3·8민주의거 기념관 개관…민주주의 역사 잇는 배움터로 운영 3·8민주의거 기념관 개관…민주주의 역사 잇는 배움터로 운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