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보기] 대전 미술협회장 선거는 그림이 됐다

  • 오피니언
  • 세상보기

[세상보기] 대전 미술협회장 선거는 그림이 됐다

이영우 대전미술협회장 배재대 교수

  • 승인 2020-01-09 17:06
  • 신문게재 2020-01-10 23면
  • 김성현 기자김성현 기자
이영우 대전미술협회장 배제대 교수
이영우 대전미술협회장 배재대 교수
하루를 시작하는 아침 시간과 하루를 끝마치는 깊은 밤이 나에겐 가장 편안한 시간이다. 특히 직장인처럼 아침 일찍 서두르지 않아도 되니 바쁜 나에겐 꿀 같은 아침 시간이다. 되도록 서두르지 않고 나에게 어떤 재촉도 방해도 받고 싶지 않은 아침 시간이다.

오늘 아침은 겨울비가 날 맞이해 준다. 모처럼 내리는 비라 반가웠다. 그런데 하루 종일 내린다.

여느 유행가 가사처럼 그 누군가가 내게 찾아온 듯하다. 착각도 유분수지만 자연의 미세함에도 흔들릴 줄 아는 내가 좋다.

자연은 이렇듯 안개처럼 미세한 물방울로 만든 드레스를 입고 나를 유혹한다. 나이가 들수록 촉(觸)은 더 예민해 지나보다.



이런 날은 작업실 앞마당에 있는 감나무는 그 자태가 한 마리 학과 같을 텐데 바쁘다고 벌곡에 있는 작업실에 못간지 오래됐다.

학교 종강하고 나면 여유가 있겠지 했는데 그러지 못하니 이러한 아침의 여유가 내겐 얼마나 소중한 여유인지 모른다.

'미러 워크'라고 했던가? 아침여유 뒤에 오는 출근 준비중에 거울을 보면서 내 눈을 보고 말을 건넨다.

나를 위로하고 사랑하게 만드는 잠깐의 시간동안 나의 미러 워크는 아침에 거해지는 의식처럼 거울을 보면서 내 모습을 보고 나이가든 여정의 길이 얼굴에 잘 보일 수 있는 삶을 살아야한다고 내게 말해준다.

생각의 시작은 무겁고 신중하지만 끝은 부끄럽고 가벼워진다. 나에게 어울리지 않는 깊은 사색은 가벼운 몸짓으로 일상이 된다.

2020년이 밝았다. 오는 4월에는 우리나라 국회위원 선거가 있고 작게는 오는 1월16일에 대전미술협회장 선거가 있다.

어느 암자에서 읽었던 글귀가 좋아서 핸드폰에 담아두었는데 소개하고 싶다.

'죽을 만큼 사랑했던 사람과 모른 척 지나가게 되는 날이 오고 한때는 비밀을 공유하던 가까운 친구가 전화 한 통 하지 않을 만큼 멀어지는 날이 오고 또 한때는 죽이고 싶을 만큼 미웠던 사람과 웃으며 볼 수 있듯이 시간이 지나면 이 또한 아무것도 아닌 것을... 변해버린 사람을 탓하지 않고 떠나버린 사람을 붙잡지 말고 그냥 그렇게 계절이 떠나고 새로운 계절이 오듯이...'

선거를 앞두고 선거 기간동안 생길 수 있는 일들이 위에 글처럼 선거가 끝나고 나면 미술협회의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길 바란다.

학문과 예술에 입문한 사람이 새겨야 하는 것은 "얕은 한 모금은 뇌를 취하게 만들지만 많이 마시면 다시 명철해 지리라"라는 말이다.

그러니까 이젠 조금 알겠다 싶으면 당신이 아직 모르는 것이고 어쩐지 점점 더 모르겠다 싶으면 당신은 조금 알게 되는 것이라고. 어떤 대상(사람)에 대한 판단을 내리기 전에 떠 올려야 할 말이라 생각된다.

선거를 앞두고 양쪽 후보가 열심히 선거운동을 하는데 잘못 알고 있는 것을 마치 내가 모두 알고 있는 것처럼 말해지는 것에 우려를 보내게 된다.

살면서 세상 적 정치에 많은 관심을 두고 싶지 않았는데 내가 몸담고 회장으로 있기에 공정하고 발전적인 선거가 치러질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대전미술협회에 위상을 위해 애썼던 지난 시간들이 내게도 의미 있는 시간 이였고 시간이 흐른 후에 평가가 되겠지만 많은 변화가 미술협회에도 있었고 안팎으로 바라보는 시선도 많이 달라졌다.

새로운 차기 미술협회 회장이 선출되면 더 발전되는 미술협회가 될 수 있도록 애써주길 바란다.

남들이 생각하는 행복한 그림을 그리는 화가는 정말 행복해서 그리는 그림이 아니다. 인생이 주는 고통을 이기는 한 방법이 행복한 그림을 그리는 것이다.

세월이 흘러 그 화가의 자식도 잘 장성하고 그림도 팔리고 정말 행복한 날이 오지만 오히려 화가는 행복한 그림을 그리지 못한다.

인생의 고통 속에서 찾는 행복이 부귀 속에서 찾는 행복보다 더한 쾌감이 있는 걸 화가는 알기 때문이다. 오늘도 그림을 그려야 하는 이유다./이영우 대전미술협회장 배재대 교수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학대 마음 상처는 나았을까… 연명치료 아이 결국 무연고 장례
  2. 김정겸 충남대 총장 "구성원 협의통해 글로컬 방향 제시… 통합은 긴 호흡으로 준비"
  3. 원금보장·고수익에 현혹…대전서도 투자리딩 사기 피해 잇달아 '주의'
  4. [대전미술 아카이브] 1970년대 대전미술의 활동 '제22회 국전 대전 전시'
  5. 대통령실지역기자단, 홍철호 정무수석 ‘무례 발언’ 강력 비판
  1. 20년 새 달라진 교사들의 교직 인식… 스트레스 1위 '학생 위반행위, 학부모 항의·소란'
  2. [대전다문화] 헌혈을 하면 어떤 점이 좋을까?
  3. [사설] '출연연 정년 65세 연장법안' 처리돼야
  4. [대전다문화] 여러 나라의 전화 받을 때의 표현 알아보기
  5. [대전다문화] 달라서 좋아? 달라도 좋아!

헤드라인 뉴스


대전충남 행정통합 첫발… `지방선거 前 완료` 목표

대전충남 행정통합 첫발… '지방선거 前 완료' 목표

대전시와 충남도가 행정구역 통합을 향한 큰 발걸음을 내디뎠다. 이장우 대전시장과 김태흠 충남지사, 조원휘 대전시의회 의장, 홍성현 충남도의회 의장은 21일 옛 충남도청사에서 대전시와 충남도를 통합한 '통합 지방자치단체'출범 추진을 위한 공동 선언문에 서명했다. 대전시와 충남도는 수도권 일극 체제 극복, 지방소멸 방지를 위해 충청권 행정구역 통합 추진이 필요하다는 데에 공감대를 갖고 뜻을 모아왔으며, 이번 공동 선언을 통해 통합 논의를 본격화하기로 합의했다. 이날 공동 선언문을 통해 두 시·도는 통합 지방자치단체를 설치하기 위한 특별..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18. 대전 중구 선화동 버거집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18. 대전 중구 선화동 버거집

자영업으로 제2의 인생에 도전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정년퇴직을 앞두거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자신만의 가게를 차리는 소상공인의 길로 접어들기도 한다. 자영업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나 메뉴 등을 주제로 해야 성공한다는 법칙이 있다. 무엇이든 한 가지에 몰두해 질리도록 파악하고 있어야 소비자에게 선택받기 때문이다. 자영업은 포화상태인 레드오션으로 불린다. 그러나 위치와 입지 등을 세밀하게 분석하고, 아이템을 선정하면 성공의 가능성은 충분하다. 이에 중도일보는 자영업 시작의 첫 단추를 올바르게 끼울 수 있도록 대전의 주요 상권..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 3·8민주의거 기념관 개관…민주주의 역사 잇는 배움터로 운영 3·8민주의거 기념관 개관…민주주의 역사 잇는 배움터로 운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