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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토요일 EBS '싱어즈'란 프로그램에서 양희은에 대해 방송했다. 양희은은 통기타 가수의 원조라고 할 수 있다. 70년대 박정희의 유신 시절, 사회 문화가 경직돼 있는 국내 상황에서 '아침이슬'은 저항가요의 전범을 보여주었다. 한 집안의 가장으로서 빚과 배고픔을 면하기 위해 노래를 했다는 양희은. 그런 절실함이 있었기에 노래의 진실성이 대중에게 다가왔는지도 모른다. 그 프로에서 하나 확인한 게 있다. 내가 '한계령' 다음으로 좋아하는 노래가 '하얀 목련'이다. 오래 전 양희은이 가요 프로에서 이 노래를 부를 때 눈에 눈물이 맺혔었다. 난 단순히 노래에 심취에 감성의 고양 쯤으로 생각했다. 그런데 이번에 사연이 있었다는 걸 알았다. 서른 살에 난소암으로 시한부 선고를 받은 상황에서 천운으로 소생 중이었다고 한다. 생과 사를 오간 한 인간이 삶에 대해 얼마나 절박했을까.
봄이었다고 한다. 목련이 피고 지는 봄에 자신의 운명과 세상사에 대해 많은 생각을 했다고 말이다. 그래서 '하얀 목련'을 부를 때마다 감회가 새로웠을 것이다. 본론에서 벗어난 얘기를 한참 했다. '세노야'는 고은 시를 노래로 만들었다. 이 노래는 90년대 말 티비 드라마 주제가로 쓰였다. 세노야는 노를 저을 때 내는 소리라고 한다. 시 '세노야'는 단순하지만 불교의 철학적인 명제를 던지는 느낌을 준다. 단순한 시어와 단순한 멜로디. '세노야 세노야 산과 바다에 우리가 살고 산과 바다에 우리가 가네...기쁜 일이면 저 산에 주고 슬픈 일이면 님에게 주네~'. 오랜 만에 들어보는 좋은 노래다.
우난순 기자 rain41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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