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소리] Fuga처럼 달려라 2020

  • 오피니언
  • 풍경소리

[풍경소리] Fuga처럼 달려라 2020

안성혁 작곡가

  • 승인 2020-01-06 15:26
  • 신문게재 2020-01-07 23면
  • 김소희 기자김소희 기자
안성혁 작곡가
안성혁 작곡가
희망. 그것은 삶의 원동력이다. 희망은 정해지지 않은 미래 속에서 꿈꿀 수 있다. 2020년 이 시작되며 우리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연구하고 계획하여 목표를 이루어 나갈 것이다. 그러나 2020년은 우리에게 좋은 결실을 보장하지 않는다. 그런데 이 불확실성이 역설적으로 '희망'이 된다. 결과를 알 수 없기에 그 희망을 향해 달릴 수 있다. 이 희망의 행보를 위한 음악 장르를 소개한다. 바로 Fuga다. 2020년 Fuga를 소개하며 출발한다.

음악은 선율을 어떻게 다루냐에 따라 두 가지로 구분한다. 그것은 주선율을 담당하는 성부를 다른 성부가 화성 적으로 보조하는 '단성음악'과 주선율을 각 성부들이 대등하게 연주하는 '다성음악'이다. Fuga는 다성 음악에 속한다. 여기서 성부란 고음, 중음, 저음 파트를 담당하는 파트를 말하며 이를 성악이나 기악이 연주한다. 성부 수에 따라 2성. 3성. 4성 등으로 부른다.

먼저 Canon(카논: 돌림노래)이다. 돌림노래란 선율이 끝나기 전에 같은 선율을 다른 성부에서 반복하여 연주하는 것이다. "안녕"이라는 동요를 불러보자. "①우리 서로 학교 길에 ② 만나면 만나면 ③ 인사 나눕시다. 인사 나눕시다. ④ 얘들아 안녕 얘들아 안녕" 이 곡을 돌림노래로 불러보자. 연주자를 4성부로 나누고 제 1성부가 ①을 지나 ②를 시작할 때 제 2성부가 ①을 시작한다. 제 2성부가 ② 지날 때 제 3성부가 ①을 시작한다. 제 3성부가 ②를 지날 때 제 4성부가 ①을 시작한다. 이렇게 제 4성부가 마칠 때까지 모든 성부는 선율을 계속 반복하여 연주한다. 이렇게 카논은 똑같은 선율이 반복되므로 순환적인 성격 띤다. 카논의 유명한 곡으로 Johann Pachelbel(요한 파헬벨)의 'Canon and Gigue(케논과 지그)'와 동요 '안녕'처럼 단순한 선율이 반복되는 G. Mahler의 '교향곡 1번의 3악장 도입부'가 있다.

이제 Fuga(푸가)다. Fuga는 "질주한다"는 이태리어에서 유래했다. Canon의 발전된 형태이나 순환이 아닌 열린 성격을 갖고 있다. Fuga는 마치 한 주제를 놓고 여러 사람이 원탁에 모여 열띤 토론하는 것과 같다. 푸가에는 처음 제시되는 주선율과 그 선율을 받아서 연주하는 모방(응답)선율이 있다. 이를 주제와 모방 또는 주제와 응답이라고 한다. 성부 수에 따라 2성, 3성, 4성 Fuga라고 한다.



주제가 나오고 이를 받아서 나오는 다른 성부의 모방 선율은 처음과는 다른 위치에서 시작한다. 예를 들어 주선율이 '도' 위치에서 시작했다면 모방 성부에서는 '솔'에서 시작한다. 이런 시작점의 차이는 선율과 화성진행에 극적인 긴장감이 있는 역동성이 갖게 한다. 이 역동성은 곡의 장대한 결말에 사용된다. 그리고 결말은 종종 강한 '희망'으로 표현된다.

Fuga가 사용된 작품을 몇을 소개 한다. 먼저 Handel의 'Messiah'중 마지막 곡 'A-men Chorus'다. 예수님의 탄생, 고난과 부활, 재림의 오라토리오의 장대한 마지막을 장식하며 앞으로의 희망을 표현한다. Fuga기법으로 작곡된 최고봉이라 할 수 있다. Beethoven의 '교향곡 9번 4악장의 중간부분'에선 우리에게 익숙한 선율이 푸가로 변하여 인류의 환희를 극적으로 노래한다. 그리고 Fuga의 대가 Bach의 'Toccata and Fuga(토카타와 푸가)'다. 젊은 Bach의 열정과 패기로 부터 분출되는 에너지가 느낄 수 있다.

Fuga에는 목표를 즉 정점을 향해 끊임없이 진행하는 성격이 있다. 이를 위해서 각성부가 선율과 화성면에서 독자적이면서도 상호 보완하여 움직이며 정점에 도달한다. 2020년의 목표를 향해 달리기 시작한 지금 Fuga야 말로 독자들에게 큰 힘이 되어 줄 거라 믿는다. 위에 열거한 음악으로 삶의 에너지를 충전하자. 그리고 달리자. Fuga와 함께 2020년의 희망을 향해

안성혁 작곡가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학대 마음 상처는 나았을까… 연명치료 아이 결국 무연고 장례
  2. 원금보장·고수익에 현혹…대전서도 투자리딩 사기 피해 잇달아 '주의'
  3. 김정겸 충남대 총장 "구성원 협의통해 글로컬 방향 제시… 통합은 긴 호흡으로 준비"
  4. [대전미술 아카이브] 1970년대 대전미술의 활동 '제22회 국전 대전 전시'
  5. 대통령실지역기자단, 홍철호 정무수석 ‘무례 발언’ 강력 비판
  1. 20년 새 달라진 교사들의 교직 인식… 스트레스 1위 '학생 위반행위, 학부모 항의·소란'
  2. [대전다문화] 헌혈을 하면 어떤 점이 좋을까?
  3. [사설] '출연연 정년 65세 연장법안' 처리돼야
  4. [대전다문화] 여러 나라의 전화 받을 때의 표현 알아보기
  5. [대전다문화] 달라서 좋아? 달라도 좋아!

헤드라인 뉴스


대전충남 행정통합 첫발… `지방선거 前 완료` 목표

대전충남 행정통합 첫발… '지방선거 前 완료' 목표

대전시와 충남도가 행정구역 통합을 향한 큰 발걸음을 내디뎠다. 이장우 대전시장과 김태흠 충남지사, 조원휘 대전시의회 의장, 홍성현 충남도의회 의장은 21일 옛 충남도청사에서 대전시와 충남도를 통합한 '통합 지방자치단체'출범 추진을 위한 공동 선언문에 서명했다. 대전시와 충남도는 수도권 일극 체제 극복, 지방소멸 방지를 위해 충청권 행정구역 통합 추진이 필요하다는 데에 공감대를 갖고 뜻을 모아왔으며, 이번 공동 선언을 통해 통합 논의를 본격화하기로 합의했다. 이날 공동 선언문을 통해 두 시·도는 통합 지방자치단체를 설치하기 위한 특별..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18. 대전 중구 선화동 버거집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18. 대전 중구 선화동 버거집

자영업으로 제2의 인생에 도전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정년퇴직을 앞두거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자신만의 가게를 차리는 소상공인의 길로 접어들기도 한다. 자영업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나 메뉴 등을 주제로 해야 성공한다는 법칙이 있다. 무엇이든 한 가지에 몰두해 질리도록 파악하고 있어야 소비자에게 선택받기 때문이다. 자영업은 포화상태인 레드오션으로 불린다. 그러나 위치와 입지 등을 세밀하게 분석하고, 아이템을 선정하면 성공의 가능성은 충분하다. 이에 중도일보는 자영업 시작의 첫 단추를 올바르게 끼울 수 있도록 대전의 주요 상권..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 3·8민주의거 기념관 개관…민주주의 역사 잇는 배움터로 운영 3·8민주의거 기념관 개관…민주주의 역사 잇는 배움터로 운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