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택시장 먹거리가 떨어진 대형 건설사들이 지방 시장에 눈독을 들이면서인데, 지역 업체는 대형건설사들의 눈치를 보다 간신히 대형건설사 컨소시엄 참여사가 되거나, 사업 수주에 실패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대전시가 의욕적으로 내놓은 지역 용적률 인센티브 개선 등 지역업체 활성화 대책도 제대로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도마·변동 1구역 재개발 조합은 최근 시공사인 금성백조주택에 시공사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계약 해지의 이유 중의 하나는 '브랜드'라고 할 수 있다..
조합원들이 금성백조의 브랜드가 대형건설사보다 약해 미분양 등의 우려가 있다며 대형건설사로 브랜드 교체를 요구했기 때문에 시공사 재선정에 들어간다고 조합 관계자는 전했다.
지역 업체 용적률 인센티브 등을 내세워 일감을 수주했지만, 브랜드 때문에 일감을 빼앗긴 것이다.
대전의 한 재건축조합 관계자는 "대형 건설사 브랜드를 선호하는 이유는 향후 단지의 가치가 더 올라갈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라며 "지역업체 용적률 인센티브가 있지만, 사실 허용 용적률 최대치가 있고, 용적률 인센티브보다 브랜드가 주는 가치가 더 크기 때문에 도마·변동 1구역 조합이 시공사 교체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지역업체 활성화 방안인 지역 업체 용적률 인센티브가 미미하다는 말이다.
대전시는 재건축·재개발사업에 참여하는 지역 업체 참여비율에 따라 최대 18%의 용적률 인센티브를 주고 있다. 지역 업체 참여 지분이 20% 이상이면 14%, 30% 이상이면 16%, 40% 이상이면 17%, 50% 이상이면 18%를 제공한다.
이 방안으로 지역 업체가 활성화될 듯했으나, 미미한 효과와 대형건설사 브랜드 선호현상으로 지역 업체 참여가 저조하다고 건설업계 관계자는 전한다.
지역 건설업계 관계자는 "용적률 인센티브가 지역사만 받을 수 있는 게 아니라 조경식재, 소셜믹스, 녹색건축 인증제, 세입자 손실보상 등을 특화하면 외지 업체도 용적률을 더 올릴 수 있다"라며 "이 같은 방법을 이용하면 지역 업체를 끼지 않아도 돼 사실상 지역 업체 참여 용적률 인센티브 자체가 큰 의미는 없다. 미미한 지역 용적률 인센티브보다 브랜드를 선호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지역 용적률 인센티브 개선 등 지역 업체 활성화 대책이 필요한 이유다.
건설업계에서는 ‘이제는 브랜드 싸움’이라며 지역업체 브랜드 육성을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역 건설사 관계자는 "앞서 시공사 선정을 완료한 장대 B구역을 보면 지역업체가 참여하고 시공능력 10위권 대형사로 구성된 '드림팀'이 단독 GS에 시공권을 빼앗기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결국 조합원들이 GS 자이라는 브랜드를 선호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며 "지역업체 브랜드 육성이 필요한 이유"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역 브랜드 육성 방안과 함께 지역업체가 의무적으로 사업에 참여할 수 있게 하는 지역 업체 의무 할당제 등을 도입한다면 지역 업체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성현 기자 larcza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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