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동길의 문화예술 들춰보기] 투명한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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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동길의 문화예술 들춰보기] 투명한 사회

양동길 / 시인, 수필가

  • 승인 2020-01-03 00:00
  • 김의화 기자김의화 기자
구름 한 점 없는 파란 하늘이 우리나라 전형적인 가을 하늘이었다. 빛의 산란 때문에 파랗게 보이는 것이라 설명하지만, 수증기나 먼지 없이 대기가 깨끗해야 가능한 것이다. 최근에는 미세먼지를 비롯한 대기 오염으로 파란 하늘 보기가 어렵다. 찬란한 태평양 하늘을 보면서 그 심각성을 절절히 느끼게 되었다.

대기환경 뿐이 아니다. 개인부터 모든 생활환경이 혼돈과 혼란 속으로 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중요한 것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란 말이 있다. 성찰이 필요하다.

지식, 명예, 금전 등 누구나 한 가지 이상 가진 것이 있다. 뜯어보라, 대부분 상대적으로 더 많이 가지고 있는 것이 있다. 가지고 있는 크기만큼 사회적 책임을 지는 것이 바르고 바람직한 사회 아닌가? 선진사회 아닌가? 지식이나 명예의 크기만큼 고등사기 치거나 곡학아세(曲學阿世)하고, 가지고 있는 부 이상으로 횡포를 부리고, 남을 학대한다면 그것이 병든 사회 아니고 무엇이랴? 국제 관계도 다르지 않다.

영국은 2019년 12월 20일 EU탈퇴협정법안(WAB)을 통과시켰다. 1월 31일 시행, 유럽연합 탈퇴 절차를 밟을 것으로 알려졌다. 아는 바와 같이 블랙시트(Brexit)는 영국이라는 뜻의 Britain과 나간다는 뜻인 Exit의 합성어이다. 곧 유럽연합 탈퇴를 의미한다. 캐머런 총리가 대의기관인 의회를 무시하고 국민에게 물은 자체부터가 잘 못이란 의견도 있다. 한 때 해가 지지 않는 나라, 남의 간섭을 받아보지 않은 나라로서 자존심에 금이 갔기 때문이란 의견도 있다. 유럽연합 상대적으로 경제력이 떨어지는 나라의 부채상환에 대한 분담, 공동체 내의 자유로운 이동을 비롯한 이민 문제 등이 부담이 되기 때문이라 하기도 한다. 영국자체 득실이나 찬반 논리를 떠나 역사흐름을 역행하는 일이다. 제러미 리프킨(Jeremy Rifkin, 1943 ~ , 미국의 경제학자)의 『유럽피언 드림』을 운운할 필요도 없다. 더불어 살아가야 할 지구촌의 미래를 흔드는 일이다. 책임을 회피하는 일이다.



미국의 트럼프는 어떠한가? 누가 봐도 정상적이지 않다. 하고 싶은 권리행사에 부합하는 책임감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자국의 이익을 위한 몸부림만 보인다. GDP 세계1위의 위상에 걸 맞는 책임 있는 정치행태는 사라진지 오래다. 이제 궂은일을 도맡아 하던 모습은 없다. 행세만 하고 책임은 다른 나라에 모두 떠넘기는 형국이다. 트럼프 스스로 고립정책을 쓰고 있다.

세계는 지금 불확실성시대가 아닐까? 미국 없는 세계에 대한 대비도 있어야 한다.

우리는 어떠한가? 낡은 이념에 매몰되어 두 쪽으로 갈라진 광화문광장이 현실을 대변한다고 본다. 극단적 사회갈등이 걱정이다. 변화를 인식하지 못하는 상황이 우려스럽다. 또한 우리사회가 거짓으로 점철되어 있어 섬뜩하다. 미래사회에 대한 준비는 생각조차 하기 어렵다. 정치판에 우리 자신을 위한 성찰도, 인류사회에 대한 고뇌도 보이지 않는다. 왜라는 질문 없이 미래를 보장할 수 있는가?

책임감은 투명함에서 구현된다. 거짓과 불확실성은 어두움이다. 암흑 속에서는 모두 숨거나 피한다.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다. 책임지려하지 않는다.

기억에 남는 오래전 강의가 있다. 미국 사회를 이끌어 가는 것은 '하버드 대학 도서관의 꺼지지 않는 불'이라는 내용이었다. 더 능력 있고, 더 노력하는 사람을 시기하고 비난할 일이 아니다. 그를 좌초시키는 것 또한 선이 아니다. 책임감을 갖도록 하며, 그의 실천을 이끌어 내는 것이 최선이다. 변화가 싫다 하여 어찌 돌도끼로 세상을 살아 갈 수 있는가? 농사만 지으며 살 수 있는가? 기계로 모든 일을 해결 할 수 있는가? 전기, 전자, 반도체,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인공지능, 지식산업, 바이오산업, 문화산업, 수많은 변화의 역사를 익히 알고 있지 않은가? 현상세계는 끊임없이 변화하는 것이다.

1%가 변화의 역사를 이끌어간다. 그 1%는 미래를 창출하는 지혜의 소유자 0.1%와 그에 동승하는 안목 있는 선지자 0.9%가 합해진 것이다. 0.1%는 쉽게 될 수 없다. 그러나 그를 알아보는 0.9%에 포함되는 것은 누구나 가능하다. 변화를 읽어내고 실천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부단히 안목을 키우면 되는 것이다. 국가도 마찬가지다.

안목은 사랑에서 나온다. 사랑은 책임이기도 하다. 도산 안창호선생의 유묵에 '애기애타(愛己愛他)'가 있다. 자신과 이웃을 사랑하자는 말이다. 자애(自愛)로부터 자애(慈愛)가 나온다는 말이기도 하다. 인류사회와 후손을 위한 진정한 사랑의 실천에 우리 모두 힘을 보태자.

양동길 / 시인, 수필가

양동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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