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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주
지난밤에
눈이 소복이 왔네.
지붕이랑
길이랑 밭이랑
추워진다고
덮어주는 이불인가봐
그러기에
추운 겨울에만 내리지.
올 겨울 들어 가장 추운 날이다. 출근 길 장갑 낀 손도 꽁꽁, 숨쉬기도 어렵다. 눈은 언제 오려나. 겨울은 그저 눈이 와야 하는데. 간밤에 사르락사르락 내린 눈은 아침에 눈 뜬 사람들에게 축복이다. 어릴 적엔 눈이 참 많이도 왔다. 한뼘이나 되는 눈을 비로 쓸때 추운 줄도 모른다. 신나는 건 사람만이 아니다. 우리 집 누렁이도 신나서 뛰어다닌다. 집 뒤 대나무도 눈을 업고 한껏 웅크리고 있다. 참새들의 짹짹거리는 소리가 청아하다. 아, 눈이 내려야 하는데, 온 세상이 하얀 설국으로 떠나고 싶다.
우난순 기자 rain41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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