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정부에 대한 1차 평가였던 지난해 6·13지방선거에서 충청권은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 힘을 실어준 바 있는 데 이번에 재평가를 받는 셈이다.
전국 표심의 바로미터인 금강벨트에서 여당의 '국정 안정론'이 힘을 받느냐 아니면 보수 야권 '정권 심판론'으로 기우느냐 여부에 지역 정치권이 숨을 죽이고 있다.
이와 함께 더불어민주당이 장악한 충청권 4개 지방정부에 대한 중간평가와 2022년 대선과 지방선거를 겨냥한 진지구축 성격도 띈 여야의 건곤일척(乾坤一擲) 한 판이 될 전망이다.
충청권 국회의원 의석수는 전체 27석 가운데 민주당 15석, 한국당 12석으로 양측이 비교적 백중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의석수가 28석으로 불어난 데다 준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첫 도입 등 변수가 생긴 21대 총선에선 금강벨트 의석 분포의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더불어민주당은 '국정안정론'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문재인 정부 집권 후반기 국정동력과 재집권 교두보를 확보하기 위해 내년 총선에서 이번 선거에서 국회 단독 과반, 혹은 범여권 정당 연합 과반을 노리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이번 선거에서 '정권 심판론'을 내세우겠다는 전략이다. 부동산 가격 폭등과 민생 경제 악화, '친문(친문재인) 게이트' 의혹뿐 아니라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처리 과정에서 보여준 여당의 '일방통행'을 막아야 한다는 것이다.
바른미래당, 새보수당, 정의당, 민주평화당, 대안신당 우리공화당 등 군소 야당의 경우 거대 양당 체제에 염증을 느낀 유권자들을 공략하는 틈새 전략을 구사하며 반전을 꿈꾸고 있다.
특히 얼마 전 통과된 선거법 개정안에 따라 비례대표 의석을 통한 원내진출이 힘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총선의 의미가 남다르게 다가오는 이유는 또 있다. 바로 지난해 6·13지방선거 민주당 압승으로 충청권 4개 시·도 지방정부 출범한 이후 반환점을 앞둔 때에 총선이 열리기 때문이다.
임기 절반 가량이 흐른 시점에 선거가 치러지기는 관계로 각 지역 현안 사업 추진을 둘러싸고 허태정 대전시장, 이춘희 세종시장, 양승조 충남지사, 이시종 충북지사에 대한 지역민의 평가가 고스란히 반영될 것으로 보이는 이유다.
이와 함께 이번 총선은 2년 뒤 대선과 지방선거를 앞둔 전초전이나 다름없다. 민주당은 재집권을 위해 야권은 정권 탈환을 위해선 이번에 국회의석을 한 석이라도 더 차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정치권의 '진지구축' 관점에서 볼 때 올 총선에서 밀릴 경우 2년 뒤 선거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는 것은 두말 할 나위가 없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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